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경 증액’ 당정 요란한 파열음…홍남기 경제팀 ‘사면초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월 총선 앞둔 여당 경기부양 절실

야권도 “경제 폭망 직전” 재정확대 요구

경제계도 파격적 피해 지원 등 SOS

갈등 표면화에 ‘洪패싱’ ‘해임안’ 등 거론

洪 “자리 연연 안해” 재확인속 행보 주목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을 놓고 정부와 여당이 요란한 파열음을 내면서 홍남기 경제팀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다음달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피해지원과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 규모를 늘리자며 경제팀을 압박하고 있는 반면, ‘나라곳간’을 책임지고 있는 홍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건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여권에서 추경 확대에 미온적인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까지 낼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이에 홍 부총리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정부-여당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여기에 야권에서는 경제가 ‘폭망’하게 생겼다며 경제팀과 현정부에 책임을 몰아부치고 있고, 경제계에서도 경제가 붕괴 직전이라며 정부에 파격적인 재정확대 등 피해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를 막론하고 책임지려는 자세보다는 정부와 경제팀을 압박하면서 지원에만 매달리는 양상이다. 미증유의 사회·경제적 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만큼 홍남기 경제팀의 위기도 가중되고 있는 셈으로, 사령탑인 홍 부총리가 이를 어떻게 타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여당의 불협화음은 지난 11일 열린 당정청 회의에 홍 부총리가 불참하면서 시작됐다. 민주당은 11조7000억원의 추경으로는 부족하다며 증액을 주장한 반면, 정부측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당은 증액을 밀어붙여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약 6조3000억~6조7000억원 규모의 증액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이처럼 추경 증액이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면서 정부-여당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홍남기 패싱(건너뛰기)’까지 거론됐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12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13일 오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추경 확대 등에 대한 질문에 “페북 내용을 굉장히 고심해서 정리해 쓴 것이니 그것을 보면 될 것”이라며, “나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당장의 위기 극복과 중장기적인 ‘나라곳간’ 사정도 고려해야 하는 경제팀으로선 무작정 재정을 풀기 어렵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1, 2차 코로나19 대책 20조원, 추경 11조7000억원 등 약 32조원의 재정을 보강해 코로나19 대응에 나섰고, 필요하다면 4차, 5차 대책도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512조3000억원의 팽창예산에 추경까지 투입키로 하면서 재정 상태는 위험수위에 접근했다. 올해 10조3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정적자는 82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1%에 달할 전망이며, 국가채무는 815조5000억원으로 GDP의 41.2%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재정악화 속에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 등으로 무섭게 확산하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충격이 몰아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급하다고 재정을 푸는 것은 해법이 되기 어렵다. 홍남기 경제팀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글로벌 경제파장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정치권의 압박과 경제계의 요구에 사면초가에 몰려 있지만, 이를 넘어서야 하는 것 역시 홍 부총리의 몫이다. 누란지위(累卵之危)에 내몰리고 있는 우리경제를 관리하면서 체계적이고 신속·강력한 대책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것이 지금 홍 부총리가 짊어진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해준·배문숙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