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합류 여부에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12일 문자를 받은 한 당원이 투표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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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강나훔 기자, 전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론 내리면서 범진보 연합세력과 미래통합당 위성정당 간 대결이 가시화됐다. 준연동형 비례 선거제가 도입된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이 제1당이 되는 지를 결정할 주된 포인트다.
연합정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27일까지 창당과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식, 후보 확정 등 절차를 마쳐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연합정당 추진은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 위하여' 두 곳이다. 민주당은 이들 정당 추진 틀을 하나로 묶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정봉주 전 의원이 만든 열린민주당과의 관계 설정도 변수다.
정의당은 불참 입장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도로에서 상대방이 과속하고 신호 위반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같이 그런다고 하면 대형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정의당마저 그런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생당은 내부 찬반 여론이 갈라져 있다.
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하는 명분은 소수 정당의 의석 수 확대라는 연동형 선거제의 본 취지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당선 가능한 앞 순번을 소수 정당에 배정토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소수 정당들이 연합 정당에 참여한다는 기본 전제가 충족돼야 성립된다.
하지만 아직 불투명하다. 녹색당은 민주당처럼 당원 투표를 13~14일에 걸쳐 실시한다. 과반수 투표와 3분의2 찬성을 조건으로 한다. 당초 과반 찬성 조건으로 하려 했으나 내부 논의 결과 문턱을 더 높였다. 녹색당으로서는 원내 의석 확보를 위한 기획이지만, 한편으로는 독자적인 힘으로 진입하지 않으면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꼼수'에 동참하는 일부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청년 정당인 미래당의 경우 당초 12일 정치개혁연합과 함께 참여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보류했다. 미래당 관계자는 "선거 제도 개혁을 위해 힘써왔던 세력들이 함께 입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 아래 좀 더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도 이견과 갈등을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박용진 의원 등이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결국 내로남불”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자칫하면 일부 중도층 표심을 잃는 역효과를 우려하기도 한다.
누구를 후보로 보낼지도 문제다. 민주당 비례공천관리위원회는 31명의 후보들을 압축해 오는 14일 순번을 정할 예정이다. 투표용지에서 연합정당 기호 순번을 앞 순위로 올리기 위해서는 당내 불출마 의원이나 공천 배제가 된 의원들을 보내는 이른바 ‘의원 꿔주기’를 감행해야 할 수도 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는 530여명의 공천 신청자가 몰릴 정도다. 비례대표 47석 중 20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다. 최근 민주연구원은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활용해 145∼147석까지 확보 가능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범진보 연합정당이 탄생한다면 이 구도는 깨질 수밖에 없다.
한편 미래한국당은 공천을 놓고 미래통합당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위성'이지만 독자적인 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파생되는 현상으로 보인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러브콜'을 보내며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으나 안 대표가 일축한 상태다.
진영 구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까지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일 박 전 대통령이 보수 세력의 통합과 결집을 촉구하는 옥중 메시지를 낸 것도 이런 진영 구도를 한층 강화하는 요소다.
민주당으로서는 박 전 대통령과 통합당이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당한 세력이라는점을 들어 '촛불세력 대 반(反) 촛불세력'을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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