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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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의 한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초기 환자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중국이나 대구·경북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는 데다 신천지 교회 교인과의 연관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환자는 출·퇴근길에 마스크를 썼다고 한다.
1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노원구에 따르면 노원구 9번 환자인 A씨(55·여)는 8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틀 전 근무 때 기침과 오한 등 의심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직장은 신도림 코리아빌딩 내 보험회사 콜센터다. A씨는 9일 은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했고, 하루 뒤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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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내 감염으로 일단 추정
방역당국은 코리아빌딩을 폐쇄하고 밀접접촉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10일 오후 2시 현재 콜센터 직원 61명(가족 3명 제외)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직원 207명 중 나머지 146명에 대해서도 역학조사 및 검체검사를 벌이고 있다.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최초 확진자인 A씨에 대한 감염경로가 분명치 않다. 노원구는 A씨가 코로나19 유행시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은 물론 중국 내 다른 지역도 방문한 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천지 교회 교인으로 집단발병이 나온 대구·경북 지역도 마찬가지다.
노원구 내 거주하는 신천지 교인은 2104명이다. 앞서 이뤄진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노원구 보건소 관계자는 “A씨는 신천지 교인도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써는 ‘지역사회 내 감염’으로 추정될 뿐이다.
10일 오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구로구보건소 관계자가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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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집·직장만 오갔는데 확진
보건당국이 A씨 증상발현 하루 전인 5일부터 입원 당일인 8일까지 파악한 동선을 보면, 그는 주로 집과 직장만을 오가는 패턴을 보였다. 집과 지하철 1호선 월계역간은 남편이 차로 데려다줬다. 출·퇴근 길에는 꼭 마스크를 썼다. 개인적 ‘외출’이라면 점심시간 이후 잠깐 20분가량 시간을 내 직장 근처 성당을 다녀온 게 전부(5일과 6일)였다. 성당 안에 머문 시간은 5분이 채 안 됐다.
A씨는 모임이나 회식은 미루는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을 실천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점심도 도시락을 싸가 직장 안에서 해결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상담전화를 받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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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자에게 옮았을 가능성도
하지만 A씨는 코로나 19에 감염됐다. 우선 코리아빌딩 내 다른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옮았을 가능성이 있다. A씨는 근무 때는 마스크를 벗었다는 게 구로구의 설명이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잠깐의 외출이 제기된다. 그는 성당으로 이동할 때나 성당 안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A씨 직장과 성당 간 거리는 도보로 2분가량이다. 구로구는 코리아빌딩과 성당에 대한 방역작업을 벌였다.
중대본은 우선 콜센터 직원 207명이 만난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동시에 콜센터 근무자 중 신천지 교인과 관련된 자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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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조용한 전파' 가능성도"
중대본 권준욱 부본부장은 “신천지 교인으로부터 시작한 어떤 (감염) 발생이 다른 지역사회에서 2~3차, 그 이상의 전파를 일으킬 수도 있다”며 “또 잠복기 중에 국내로 들어온 코로나19의 감염자로 인한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도 진행돼 왔을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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