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 불출마를 결정한 미래통합당 5선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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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이 보수를 바로 세우는데 실패했다며 자신을 향한 '개혁의 칼'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9일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여주·양평에 김선교 전 양평군수를 단수 추천한 직후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
정 의원은 "저는 반성한다. 개혁보수를 통해 보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시도는 실패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기 위해 분당과 창당, 합당과 통합의 과정에서 모든 기득권을 포기했다"고 썼다.
그는 "사반세기 정치 여정 가운데 늘 개혁의 칼을 주장해왔다. 이제 그 칼날이 저를 향한다. 거부하지도 피하지도 않겠다"며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또 "지금껏 6번의 공천심사를 받았다"며 "늘 그렇듯 공관위는 명망 있는 위원장을 앞세워 보이지 않는 검은손이 공천을 농락해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은 달랐다. 사천도 파동도 나눠먹기도 없었다. 철저히 계파의 패권을 배제한 심사였기 때문"이라며 "공관위의 선의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에 기회를 달라. 아직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낼 유일한 대안 세력"이라며 "저 역시 마지막 헌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옛 한나라당 시절 '정풍운동'을 주도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한 축이었다. 새정치수요모임, 미래연대 등 개혁 성향 소장파 모임에서 활동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승민 의원이 이끈 바른정당의 초대 대표를 지냈다. 이후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통합당에 다시 합류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공천 발표 후 "정 의원의 인품과 노력을 존경한다"면서 "여러 권유를 했지만 본인이 불출마해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당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고귀한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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