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 도쿄올림픽 취소·연기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TV 업계가 전전긍긍이다. 2020년은 올림픽과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등 글로벌 초대형 스포츠 대회가 예정돼 TV업계의 ‘대목’으로 꼽혀 왔다. 이미 국내외 스포츠 경기 다수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거나 중단되고 있어,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일본 총리 관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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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SMBC 닛코증권은 "코로나19가 7월까지 확산될 경우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취소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SMBC 닛코증권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취소된다면 7조8000억엔(약 88조1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포인트 하락한다는 추산을 내놨다.
도쿄 올림픽은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자,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내 확진자는 지난 8일 기준 1190명이지만, 지역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실제 감염자 수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는 형편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도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후생노동상을 지냈던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 전 도쿄 도지사는 지난 7일 트위터에 "코로나19는 잠복 기간과 회복 기간이 2주에서 1개월로 길어 4월말까지 종식되지 않는다면 도쿄올림픽은 아웃될 것"이라고 썼다.
삼성전자의 QLED 8K TV(왼쪽)와 LG전자의 OLED 8K TV. /삼성전자·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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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제조사들은 코로나19 확산과 도쿄올림픽 취소·연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TV 시장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는 해에 성장세를 보인다. 올림픽·월드컵 등을 맞아 각국이 고화질 신규격을 도입하고, 이에 맞춰 고화질·대형 TV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맞아 세계 최초 8K 방송 송출에 나설 계획이기도 하다.
유로 2020은 오는 6월 12일부터 7월 12일까지로, 도쿄올림픽보다도 개최 시기가 앞선다. 각국 지역 리그는 이미 중단 수순이다. 한국은 프로축구, 프로농구 리그가 중단됐고, 프로야구는 시범경기를 취소했다. 이탈리아는 프로축구 1부리그 세리에A를 4월까지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고, 전면 취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프로축구 1부리그인 EPL 사무국에 무관중 경기 또는 리그 중단·연기 등을 제안한 상태다.
지난해말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TV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억2548만대로 예상했다. 작년 0.4% 감소세를 보인 출하량이 올해 도쿄올림픽·유로 2020 등에 힘입어 반전한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멈추지 않고, 주요 스포츠 행사 진행이 차질을 빚는다면 이 전망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IHS마킷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TV 수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 출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말 예상했던 5%보다 감소폭이 4%포인트 커진 것이다. IHS마킷은 "2분기까지 감염이 계속되고 도쿄올림픽·유로 2020이 영향 받는다면, 전년비 4% 증가를 예상했던 2분기 출하량도 1% 감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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