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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이슈 로봇이 온다

[피플] 1인 1로봇비서 시대…직원 성취감도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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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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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는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김동욱 유아이패스코리아 한국 지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하이퍼 오토메이션(hyper automation·초자동화)'을 경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할 업무를 자동화하는 로봇 소프트웨어(SW)를 말한다. 한국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3대 RPA 솔루션 업체로 꼽히는 유아이패스,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영국 블루프리즘이 진출했다. 이 가운데 매출과 기업가치 기준 유아이패스가 1위다.

올해 초부터 유아이패스코리아를 이끌게 된 김 지사장은 2018년 8월부터 이 회사에서 영업총괄본부장을 지냈다. 20년 이상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활약했으며 유아이패스코리아에 합류하기 전 한국쌔스소프트웨어에서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관련 영업을 맡았다.

김 지사장은 "노트북으로 하는 모든 일에 RPA 로봇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RPA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솔루션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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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이패스코리아가 개발한 `직원 건강체크 자동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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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유아이패스코리아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직원 건강체크 자동화 로봇'을 개발해 고객과 파트너사에 무료로 배포했다. 이 로봇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직원들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설문조사 링크를 보내 △현재 체온 △호흡기 증상 △ 코로나19 확진·의심환자 여부 △확진자와 접촉일 △최근 위험지역 방문 여부 등을 답변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를 진행하지 않은 직원들에겐 리마인드 알림이 발송된다. 로봇은 직원들이 답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결과에 따라 직원 상태를 △주의단계(노란색) △경계단계(주황색) △심각단계(빨간색)로 나눠서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위험군 대상자에 대해서는 담당 부서장 또는 팀장에게 안내도 해준다. 수백 명 또는 수천 명의 직원들 건강을 이메일로 체크하고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RPA 로봇이 한번에 해결해 주는 것이다.

유아이패스는 최근 특별한 코딩 기술이 없어도 엑셀처럼 RPA를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인 '스튜디오 엑스(StudioX)'를 출시했다. 그는 "일반 사무직 직원 기준으로 1~2주가량 온라인 교육을 받은 뒤 한 달 정도 로봇에 익숙해질 수 있는 파일럿 테스트를 거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아이패스는 AI 기술을 접목해 RPA를 기획·설계한 뒤 업무 흐름을 관리해주고 로봇이 수행한다. 중간에 필요한 부분은 사람이 참여해 도와주며 업무 수행 결과에 대한 측정과 분석을 제공하는 등 RPA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지원하는 '엔드-투-엔드(End to end)' 자동화 플랫폼을 내놨다. 김 지사장은 "컴퓨터비전과 챗봇 등 AI 기술이 적용되면서 다소 복잡한 프로세스도 업무 자동화가 가능해졌다"며 "사무 로봇을 더욱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다른 경쟁사 솔루션보다 40%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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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장은 RPA 로봇이 사내에 내재화돼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려면 경영진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PA가 국내에 소개된 지 2~3년 정도밖에 안 됐지만 대기업 경영진 10명 중 약 절반만 RPA 필요성에 공감하는 게 현실이다. 예컨대 일본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은 직원들의 업무 내용에 따라 A·B·C로 구분하는데 최고 경영진 주도로 RPA를 도입하면서 단순 업무를 반복하는 C급 업무를 과감하게 없앴다. 대신 C급에 속했던 직원들은 좀 더 창의적인 고민이 필요한 B급 업무를 맡도록 했다. B급에 분류된 직원들은 한층 더 어려운 A급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RPA 로봇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단순 업무를 자동화하고 주어진 시간에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면서 생긴 긍정적 변화다. 그는 "RPA가 잘 도입되면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도가 올라가고 기업 성과도 좋아진다"며 "이런 게 디지털 전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RPA에 대한 직원들의 열린 마음과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김 지사장은 "어디에서 '보틀넥(Bottleneck·발전 장애물)'이 걸리는지 현업에 있는 직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며 "로봇과 협업하며 무엇을 자동화하면 좋을지 과제를 부지런히 뽑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에서 RPA를 잘 다루는 직원을 선발해 '파워 유저'로 양성한 뒤 이들이 RPA를 처음 다루는 직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지사장은 "RPA는 단기 실적을 내기 어려운 빅데이터나 AI와 달리 투자수익률(ROI)이 대기업은 평균 8개월, 중소기업이라면 빠르면 3개월이면 나온다"고 설명했다.

유아이패스코리아는 2018년 국내에 상륙한 뒤 매년 세 자릿수 성장을 해왔다. 올해는 국내 산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두 배 성장이 목표다. 국내에선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과 현대자동차, LG, 한화, 두산 등 대기업이 RPA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전체 기업에서 RPA를 도입한 비율은 10%에 못 미친다. 김 지사장은 "한국에서도 유아이패스의 비전인 '1인 1로봇'을 시범 도입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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