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일본 수도 도쿄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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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과 중국발 입국자에 '2주간 대기' 조치 및 비자 효력을 정지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본 유학생 및 사업가들의 출국 러시가 시작됐다.
최근 일본 도쿄 소재 한 대학의 연구원으로 취직한 엄모씨(30)는 지난 6일 대기 조치 뉴스를 전날 접하고 급하게 이삿짐을 꾸렸다.
엄씨는 "소식을 듣자마자 8일 출국하는 항공권을 구매했다"면서 "지금은 이사업체를 알아보고 있는데 사실 도착해서 머무를 곳이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당초 19일 출국 예정에 맞춰 셋방을 계약했지만 2주간 호텔에 머물러야하는 상황이다.
유학생 김태호(28)씨도 주말 비행기를 예약했다. 그는 "유학생들 대다수가 방역 조치가 불투명한 일본보다 한국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당장 다음 주 격리를 피하기 위해 상당수가 주말 내로 들어가려한다"고 설명했다.
3년째 일본에서 자동차판매 사업을 운영하는 A씨(30)는 반면 한국 방문을 포기했다. 도쿄에서 대학을 나와 10년 가까이 일본에 거주 중인 그는 "귀국했다가 아예 일본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질까봐 불안하다"면서 "올해 들어 한국을 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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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도 '혼란'…"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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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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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5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번 대기 조치를 발표했다.
한국·중국발 항공편 운항은 도쿄 나리타와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으로 한정하고,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도 정지키로 했다. 이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도 중지된다. 이번 조치는 오는 9일 0시부터 이달 말까지 유지된다.
그러나 갑작스런 발표에 일본 내에서도 혼선이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2주 대기' 정책에 대해 강제가 아닌 권고 사안이라고 발표하며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엄씨는 "학교 측에서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이번 조치에 대해 알게됐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왔다"면서 "내 취업비자도 정지되는 건지 학교도 구체적인 내용을 일본 정부로부터 전달 받은 것이 없었다. 결국 내가 직접 대사관 홈페이지 가서 파악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일본에서도 커진 가운데 이번 조치가 더욱 혼란을 키웠다는 말도 나온다.
도쿄에 거주 중인 30대 유학생 B씨는 "한국 정도는 아니지만 일본에서도 코로나 공포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 이후 (차별 우려에) 불안해 당분간은 일본말만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7년째 직장 생활 중인 C씨(31)는 "입국 제한 자체는 일본 입장에서 내릴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수천명을 방치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 사태를 비롯해 여태까지 시행한 조치와 저울질하면 너무 갑작스럽고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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