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저녁 총리관저에서'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한국이나 중국에서 온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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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휴교령' 등 수세 몰린 아베의 강경조치"
[더팩트ㅣ외교부=박재우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저녁 총리관저에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한국이나 중국에서 온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 조치를 취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과 중국 대사관에서의 비자 발급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과 중국에서 온 입국자에게 일본 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서도 이 조치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입국 제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의 급작스런 '초강수' 조치는 어떠한 배경에서 이뤄진 것일까.
6일 우리 외교부는 일본의 조치에 대해 "정부가 그동안 일본측에 추가 조치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수차례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우리와 충분한 협의도 없이 이러한 불합리하고 과도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극히 유감을 표한다"며 "금번 조치를 즉각 재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서도 일본의 입국 조치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입국 제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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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0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와 지역은 100곳이 넘었다. 다만, 일본으로 오는 여행자 중 한국인과 중국인 여행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의 주요 교역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의 코로나19 대응조치가 미흡하다면서 이로 인한 일본 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초강수'라고 평가했다. 특히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 취소·연기론이 나오는 것도 아베 총리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일본의 이번 조치가 '과잉반응'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며 "아베 총리가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로 내몰리자 취한 강경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의 주요 배경으로 '도쿄 올림픽'을 꼽았다. 일본 내에서 올림픽이 연기되거나 취소된다면 아베 총리가 사임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7월 24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 취소·연기론이 나오는 것도 아베 총리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준공식이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교도통신.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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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수는 "최근 아베 총리의 정치적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일본 내 '휴교령'조치를 내렸는데, 이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종문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도 "일본 내에서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뒷북만 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산케이 신문 같은 보수매체들도 한 목소리로 정부에 대해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도 5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입국조치를 설명하진 않았지만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조치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 되는 상황에서 한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늑장대응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사임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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