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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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해외금리파생상품(DLF) 사태나 라임자산운용 환매금지 사태 등 금융상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청약철회와 징벌적 과징금이 가능해진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을 통한 회생에 제동이 걸렸다.
5일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특금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인뱅법)은 찬반 논의 끝에 결국 부결됐다. 금융소비자 피해에 대한 규정은 강화됐지만 다양한 분야의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는 주춤하게 됐다.
당장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주주 자격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뱅법 개정안은 대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자본부족으로 대출영업을 전면 중단하는 등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있다. 지난해 KT가 5900억원 규모 증자를 통해 케이뱅크의 34%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올라서겠다는 방안을 세웠지만 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 받고 검찰 고발까지 당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요건에 공정거래법 부분을 제외하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케이뱅크는 KT 주도로 대규모 자본을 확충해 정상영업을 기대했다. 케이뱅크와 KT는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주요 주주들과 협의해 유상증자 계획을 확정키로 한 상태다. 그러나 찬반 논의 끝에 부결되면서 회생 길은 멀어지게 됐다. 이날 국회에서는 KT라는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찬반이 뜨거웠다. 결국 근소한 표 차이로 인뱅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4월 총선 이후 5월에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지만 찬반 논란에 대한 접점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케이뱅크에 대한 회생을 고민하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승인을 받아 KT가 케이뱅크의 지분 34%를 취득한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대로 신규대출을 재개하는 등 영업 정상화를 전망했다.
전반적인 인터넷은행 활성화에도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금융사와 달리 IT등 타업권을 기반으로 해 그동안 진입규제 논란이 제기돼왔다. 케이뱅크뿐만 아니라 앞서 카카오뱅크의 신규 업무나 인터넷은행 신설에서도 대주주 관련 법적 논란이 일며 진통이 빈번해왔다.
한편 금소법과 특금법은 무난히 국회 문턱을 넘었다.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 보호가 명확해지는 동시에 신규 금융서비스인 가상화폐 거래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우선 금소법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2011년 발의돼 법안 발의 9년만에 통과되면서 내년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금융 소비자 보호에 대한 법규가 제정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게 금융권 평가다. 최근 DLF사태와 라임사태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실제 금융소비자들은 청약철회와 위법계약해지권을 통해 금융상품에 대한 피해 구제가 가능해지고 금융사들은 설명의무에 대한 손해배상을 입증해야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최근 DLF사태나 라임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소비자 피해에 대한 제재는 징벌적 과징금이 도입되고 최대 1억원의 과태료와 5년 이하 징역, 2억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실제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 시 적용되는 판매규제를 모든 금융업권에 확대 적용한 게 주 내용이다. 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금지·광고규제 등이 적용되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 청약 철회권, 손해배상 입증책임 등 제재가 가능하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제, 입증책임전환, 집단소송제 등은 논의를 통해 다소 완화됐다. 손해배상 입증책임은 설명의무에 한해 도입키로 했고, 투자형 상품 손해배상액 추정 규정은 삭제됐다. 대리.중개업자 판매수수료 고지와 금융소비자정책위원회 설치를 비롯해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 분쟁조정 이탈 금지 제도도 포함하지 않기로 해 추후 논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소법과 관련해 올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올해 업무 주요 계획에도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무게가 실린 상태다.
이어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화폐가 정식 금융권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를 부르고 있다. 개정안에는 암호화폐와 가상통화 등을 가리키는 용어를 '가상자산'으로 통일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은 물론 전자 거래를 할 수 있는 전자적 증표(일체 권리 포함)도 가상자산에 해당한다. 특금법은 가상자산 취급업소에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미신고 영업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규제도 강화해 본격적인 가상화폐거래소 활성화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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