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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DLF 여파로 성장세 제동…은행권, 신탁사업 전면 재정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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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ELT 판매 총량' 34조로 제한

재산신탁 중심 조직개편·신상품 전략 재수립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시중은행들이 신탁사업 부문 조직을 재정비하고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여파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금전신탁 대신 재산신탁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은 물론, 신상품 전략도 새로 수립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금융회사에 맡겨진 신탁재산 규모는 968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873조5000억원)보다 10.9% 증가했다. 지난 2015년 600조원에서 4년 만에 300조원 넘게 늘었다. 올해 2분기 안으로 수탁고가 1000조원을 돌파한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은행이 맡은 수탁고는 480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49.6%)에 달한다.


그동안 신탁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어 온 금전신탁, 이 가운데 특정금전신탁이었다. 지난해 말 금전신탁 수탁고(483조9000억원)에서 특금신탁 규모는 467조3000억원에 달했다. 특금신탁은 신탁회사에 투자 대상을 정해 돈을 맡기면 이를 운용해서 수익을 내 돌려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DLF 사태를 계기로 특금신탁의 쇠퇴가 불가피하게 됐다. 특금신탁의 대표 상품인 파생결합형(DLT), 주가연계형(ELT) 등이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면서 은행 판매에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권의 ELT 판매 총량을 지난해 11월말 잔액인 34조원으로 제한했다.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발표 당시 예상한 판매 규모(37조∼40조원)보다 3조∼6조원 줄어든 수치다. 당초 은행의 신탁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려고 했던 방안에서 한발 물러선 조치지만 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권 수익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위는 이달부터 은행권의 ELT 판매량을 한 달 단위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신탁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로서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상속과 증여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목받았지만, 그동안 본래 취지와 달리 금융회사의 상품판매 채널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중은행들은 금전신탁 대신 재산신탁 부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재산신탁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WM그룹 내 투자상품서비스(IPS)본부와 신탁본부를 통합해 금융투자상품본부로 확대했다. 대고객 자산관리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WM과 신탁부문간 실질적인 협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WM그룹 내 속했던 IPS본부를 신한은행의 투자상품서비스(IPS)그룹으로 별도 분리, 격상했다. 전 지점 투자상품의 전문성 강화 및 상품 추진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를 위함이다. IPS그룹은 IPS기획부, 투자자산전략부, 투자상품부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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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기존 연금사업단과 신탁사업단을 합쳐 연금신탁그룹을 신설했다. 신탁사업단은 ELT 상품개발과 공급은 물론, 연금사업단과의 협업을 통해 대기업, 중견기업용 구조화 펀드, 회사채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금융자산관리 기능이 포괄적으로 제공되는 신탁 신상품 '100년안심 행복신탁'을 새롭게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기존 WM그룹 명칭을 자산관리그룹으로 변경했다. 당초 우리은행은 WM그룹과 신탁연금그룹을 통합해 자산관리그룹을 출범시킨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신탁연금그룹은 신탁연금단으로 조직 규모가 격하되고 자산관리그룹과 별도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NH농협은행은 WM연금부를 WM사업부와 퇴직연금부로 분할하고 신탁부 내 신탁투자자보호강화대책반을 신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DLF 사태 여파로 그동안 은행들이 주력해왔던 특금신탁 사업의 성장 정체가 불가피해졌다"면서 "또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 신탁 제도 개편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에 규제가 덜하고 시장 변동성이 적은 재산신탁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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