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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Fed가 패닉 버튼 눌렀다"···美금리 인하, 되레 공포심리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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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급 금리 인하 조치를 두고 시장에서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Fed의 결정이 시장의 공포 심리를 오히려 자극했다는 시각이다.

미국 방송 CNN은 3일(현지시각) “Fed가 코로나바이러스 ‘패닉 버튼(Panic buttonㆍ비상 상태를 알릴 때 사용하는 경고 단추)’을 누르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Fed는 기준금리(연방기금 금리)를 연 1.50~1.75%에서 1.0~1.25%로 0.5%포인트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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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도쿄 시내 증시 전광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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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으로 정례회의가 아닌 긴급 임시회의를 열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정례회의보다 2주 앞서 임시회의를 열었고, Fed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런 전격적인 금리 인하 조치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미 다우존스산업지수는 하루 전보다 3% 가까이 하락하며 2만5917.41로 내려앉았다. 나스닥종합지수(-2.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81%)도 3% 가까이 추락했다. 아시아 증시 반응도 밋밋했다. 4일 개장한 중국 상하이종합(0.63%), 선전종합(0.36%), 홍콩 항셍(-0.24%), 대만 가권(0.57%)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보합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4월 기준금리 인하를 내비치면서 한국 코스피 정도만 이날 2.2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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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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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불안 심리를 Fed가 오히려 자극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CNN은 “Fed가 그만큼 현 시장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다”며 “Fed는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예고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하를 애타게 바랐던 시장이지만 정작 실행 조치가 나오자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악화, 금융시장 충격을 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으로 막기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효성 논란이다. 이미 금리가 1% 선으로 내려온 만큼 추가로 인하한다 하더라도 시장을 안심시킬 만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야기한 소비 위축과 기업 수익 감소란 측면의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Fed는 긴급회의를 열어 금리를 낮추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사태 악화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Fed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연 1%대(하한선 기준)에 턱걸이했다. 이후 추가 인하를 한다면 미 기준금리는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0%대로 돌아가게 된다. 시장 전망대로 Fed가 금리를 또 내리면 ‘제로(0) 금리 시대’가 3년 만에 다시 열리는 셈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내 ‘제로 금리 졸업’을 선언했던 Fed가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확산이라는 파고를 맞아 과거로 돌아가게 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전략가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팬더믹(pandemicㆍ전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으로 치닫는다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침체로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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