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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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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분열에…박근혜 `反文연대` 옥중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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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직접 쓴 자필 서한을 4일 국회에서 공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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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이후 영어의 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4·15총선을 불과 40여 일 앞두고 옥중 정치를 시작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민감하게 그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일단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고 주문한 만큼 분열보다는 보수 세력 전체의 통합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친박 연대'와 같이 친박계 의원들이 별도 정치세력을 구축하기보다는 현재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 힘을 실어 '반문 연대' 기치 아래 보수 세력이 통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해 공식 메시지를 보낸 것은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4일 자필 서한 메시지를 통해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며 사실상 미래통합당으로 보수 세력이 모여 달라고 주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며 거대 보수 야당으로 통합하는 것이 본인 뜻임을 강조했다. 다만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바른미래당 계열 의원들과 미래통합당 내 비박계 의원들이 이 같은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미 정치를 떠난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정치 행보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지 3년 만에 첫 '옥중 정치'에 나선 것은 4·15총선을 앞두고 강경 보수 성향 정당들이 잇따라 창당하면서 총선 패배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총선을 4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이 합당해 자유공화당으로 재탄생했다. 두 당을 이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자유공화당에는 친박계 좌장으로 활동했던 국회 최다선(8선) 서청원 무소속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합류해 힘을 보탰다. 이 밖에도 또 다른 강경 보수 성향인 친박신당도 창당했다. 친박신당은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이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도 우파를 표방하는 한국경제당도 지난 3일 창당했다.

한국경제당은 미래통합당 중심 통합을 '분열로 가는 통합'이라고 맹비난하고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 특히 대구·경북(TK) 지역 탈락 의원을 흡수해 세를 불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전한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께서 자필로 쓴 것을 교도소 측 정식 절차를 밟아서 우편으로 오늘 접견에서 받았다"며 "자유공화당 출범 등 소식도 알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현 시국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옥중 서신을 통해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천 명에 이르고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 넘는 확진자 발생했다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부디 잘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저는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제 삶은 이 나라에 바쳤다"며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제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 핵 위협과 우방국과 관계 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완전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 걱정이 많았다"고 술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 세력으로 인하여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 잘못되는 거 아닌가 염려도 있었다. 또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메시지를 내는 것에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하지만 제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면서도 "그렇지만 나라의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맘이 편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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