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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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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셀프봉쇄 한계 왔나···'백두혈통' 김여정 한밤 靑비아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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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3일 한밤 담화, 북 로열 패밀리의 첫 담화

북한군 훈련 유감 표명한 청와대 정조준

대북 제재에 코로나19로 '셀프 봉쇄' 이중고

"자력갱생 차질 빚자 기강 잡고, 관심끌기"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3일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 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의 한밤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그는 지난 2일 북한군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유감을 표한 청와대를 향해 “한·미 합동(연합)연습은 되고 자신들은 안된다는 건 적반하장”이라며 “(자신들의) 군사훈련은 자위적 행동”이라고 맞받았다. 김여정은 또 “남측은 첨단 전투기를 농약이나 뿌리자고 들여왔나”, “청와대의 비론리적이고 저능한 사고”라고도 했다. 그러곤 “완벽한 바보”라거나 “겁을 먹은 개”라는 저속한 표현까지 썼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등 각종 군사적 도발에 정부는 유감 표명으로 응수해 왔다. 하지만 북한이 이처럼 강도 높게 반발하고, 특히 이른바 '로열패밀리'인 김여정 명의의 담화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여정은 물론 이른바 '로열패밀리' 명의의 담화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에 남북관계를 다루는 기관이 있음에도 김여정이 직접 나선 건 기존 방식과 다른 충격파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밤 11시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트윗성 담화를 내고도 4일 자 노동신문에 싣지 않은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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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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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여정 담화의 행간에는 북한이 현재 국내외적으로 처한 어려움이 녹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2차 북ㆍ미 정상회담(2월)과 실무 협상(10월)이 결렬된 뒤 대미 협상에서 '장기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한 뒤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7기 5차)에선 '자력갱생'을 선언했다. 사실상 중국, 러시아의 지원을 염두에 둔 '자력갱생'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불가피하게 국경을 봉쇄했고, 사실상 중·러의 지원은 끊겼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더해 북한의 '셀프 봉쇄'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봉쇄가 장기화하며 주민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만건, 박태덕 등 당 부위원장을 해임하고 한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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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2월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김영철 당 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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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이 거친 언사로 청와대를 비난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유감)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라고 한 점은 상황 관리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러시아의 지원이 막히고 미국과 협상이 어렵게 되자 북한 입장에선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자신들이 남북 대화의 문을 닫은 상황에서 먼저 손을 벌리기가 어렵자 오히려 '청와대 때리기'를 통해 한국이 여건을 만들어 보라는 뜻이 담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담화 전문〉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불에 놀라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고 하였다.

어제 진행된 인민군전선포병들의 화력전투훈련에 대한 남조선 청와대의 반응이 그렇다.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다.

그런데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중단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하기는 청와대나 국방부가 자동응답기처럼 늘 외워대던 소리이기는 하다.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 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몰래몰래 끌어다 놓는 첨단 전투기들이 어느 때든 우리를 치자는 데 목적이 있겠지, 그것들로 농약이나 뿌리자고 끌어들여 왔겠는가.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연습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 코로나비루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남측더러 그렇게도 하고 싶어하는 합동군사연습놀이를 조선반도의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 청와대는 어떻게 대답해 나올지 참으로 궁금하다.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데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이다.

쥐여짜보면 결국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되여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 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 상대라고 대해 주겠는가.

청와대의 이러한 비론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론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론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이다.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다.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하며 붙어살았으니 닮아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가.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립장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주체 109(2020)년 3월 3일

평 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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