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년 대비 0.4% 상승 불과…마스크 가격은 폭등
급식비·고교납입금 감소 등 복지 확대 정책 요인도 작용
국제적 수요 부진·유가 인하 등 물가 하락세 지속 전망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외식 관련 상품의 물가 상승이 제한되고 복지 확대 등 정책적 요인이 겹치면서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요가 폭증한 마스크 가격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최대 5배 가까이 올랐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보다 1.1% 올랐다. 지난해까지 매달 0%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은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했지만, 지난 1월(1.5%)보다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관련 상품의 가격이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학교급식비가 57.9% 줄고, 고교납입금(-36.2%)과 병원검사료(-14.2%)가 감소하는 등 교육·의료 분야 복지가 확대된 정책적 요인도 작용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가 물가에 미친 영향이 일부 품목에 한정돼 나타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1월과 비교하면 해외단체여행비(-5.8%)와 국제항공료(-4.2%) 등 해외이동 관련 상품 물가가 하락했다. 매년 2월 학교 졸업 선물로 구매가 많던 생화는 졸업식이 대거 취소되면서 가격이 1월보다 11.8% 떨어졌다.
외식비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0.7% 올라 2013년 1월(0.7%)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전월 대비 외식비 상승률은 0.0%를 기록해 가격이 정체됐다.
안 심의관은 “보통 외식비는 연초에 전월 대비 상승하는데 지난달은 상승이 없었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사재기 우려가 나온 가공식품이나 공산품은 일부 가격상승이 있었지만 이를 코로나19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마스크 가격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지난달 6일부터 매일 온·오프라인 마스크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약국 등 오프라인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슷한 2000원대였지만, 온라인에서는 4000원대로 코로나19 발생 전 가격(800원대)의 5배 수준으로 올랐다. 통계청은 최근 시작된 공적 마스크 보급으로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관련 정책대응과 세계경기 부진이 향후 물가상승을 억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심의관은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과 3월부터 시작되는 무상교육 등을 감안할 때 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며 나타나는 국제유가 하락세도 향후 물가를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