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3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고객 소통을 강화해 아이파크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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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하나 사면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줍니다. 하물며 아파트는 평생 거주하는 공간인데 지속적인 AS(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한 것 아닐까요. 이전 방식의 건설사 AS를 바꿔 고객 중심의 CS(고객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3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만난 권순호 대표(57)는 "아이파커(아이파크 거주자) 분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올해는 아이파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주거 서비스 플랫폼 '마이호미'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아이파크 입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관리비, 냉난방 관리는 물론 인테리어·하자 보수 요청 등 아이파크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범적으로 잠실 올림픽아이파크에 처음 적용됐고, 이 서비스를 아이파크 브랜드 전체로 확장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집에 못을 하나 박고 싶어도 입주자가 해결하기 어렵다. 이 앱을 통해 고객과 회사가 소통할 수 있다"면서 "6월에는 정식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통합 고객 플랫폼도 선보인다. 아이파크 입주자에게서 분양부터 입주까지 다양한 의견을 접수하고 회사와 소통하는 창구다. 권 대표는 "입주자들이 분양할 때 만난 사람, 입주 후 하자 관련 내용을 전할 때 이를 접수하는 사람이 다 다르다. 고객과 회사의 접점을 하나로 통일해 모든 고객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고객 관리 시스템에서 모이는 의견을 다음 현장에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아이파크'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HDC신라면세점, 아시아나항공, 항만·부두 시설, 아이파크몰까지 아이파크를 중심으로 여러 서비스를 묶어 고객에게 제공하겠다. 계열사의 자산과 서비스를 결합하면 아이파크 가치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본다"면서 "아이파커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1989년 입사해 지난해 말 사장으로 선임된 권 대표는 취임 직후 사업 곳곳에서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일성도 나날이 새롭게 하자는 뜻의 '일신우일신'을 내세웠다.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 종합 부동산금융 사업 확장,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등 역점 사업이 모두 '혁신'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에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권 대표가 취임 전부터 공들여온 부분이다. HDC는 작년 10월 예산 체계를 표준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사적 관리 프로그램(ERP)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개별로 운영됐지만 이제는 현장의 모든 변동 사항을 기록·관리할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9년 연간 매출액(별도 기준)은 4조2111억원, 영업이익은 54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0.7%, 7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권 대표는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는 단순 외주 공사를 넘어서 도시 개발 프로젝트에 주력할 계획이다. 1조7000억원 규모 광운대 역세권, OCI 용지에 짓는 인천 용현학익지구 개발 등 올해 굵직한 도시 개발 사업도 관심을 모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도 권 대표가 신경 써야 할 핵심 현안이다. 권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된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에 대해 일축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은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 펀더멘털이 강하고 직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금호산업에서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실사에서 확인한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생각보다 많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업황 부진이 심화하면서 올해 초 시장에서는 HDC가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권 대표는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나·금호·정부 등 관련 주체들과 지혜를 모아 위기를 타개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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