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 이어 남녀 프로배구, 3일부터 리그 중단
프로야구 시범경기 취소, 프로축구는 개막 연기
관중 없는 프로배구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스포츠를 마비시켰다.
무관중 경기로 힘겹게 시즌을 이어가던 한국배구연맹(KOVO)이 2일 리그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국내 4대 프로스포츠는 사실상 '올 스톱' 됐다.
프로야구는 14일 개막 예정이던 시범경기를 전격 취소했고, 프로축구는 지난달 29일로 잡아놨던 시즌 개막 날짜를 무기한 연기했다.
남자 프로농구에 이어 남녀 프로배구마저 리그 중단을 결정하면서 팬들은 스포츠에서 '격리'된 채 3월을 보내게 됐다.
코로나19가 멈춰 세운 프로농구 리그 |
◇ 코로나19에 프로배구, 3일부터 리그 일시 중단 = KOVO는 2일 자체 회의를 열고 3일로 예정됐던 남자부 서울(우리카드-OK저축은행) 경기와 여자부 대전(KGC인삼공사-흥국생명) 경기부터 리그를 일시 중단키로 했다.
KOVO는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에 돌입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극약 처방을 썼다.
지난주 여자부 흥국생명 의무 트레이너가 고열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 리그를 그대로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남녀 13개 구단 사무국장들은 이날 오전 실무위원회에서 선수들과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해 선제 대응 조치로 리그 중단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KOVO는 이사회 개최를 대신해 유선으로 각 구단 단장들의 의견을 취합해 리그 일시 중단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시즌 중간에 리그가 중단된 것은 2005년 KOVO가 출범된 후 처음이다.
물론 올림픽 지역 예선 등 국제 대회 출전을 이유로 리그를 잠시 쉰 적이 있지만 그런 사례들은 모두 예정된 일정에 따른 것이었다.
KOVO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에 대한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부득이한 중단으로 배구 팬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루빨리 사태가 종식돼 리그가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만든 무관중전 |
다만 여자 프로농구는 리그를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이날 사무국장 회의를 열고 리그를 계속 진행하되 선수단이나 구단 관계자 중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대상자가 나오면 리그를 곧바로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
◇ 코로나19 유탄 맞은 국내 스포츠…사실상 '올스톱' = 여자 프로농구가 조건부 리그 진행을 결정하긴 했지만 3월 국내 프로스포츠는 사실상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14일 개막 예정이었던 시범경기 전 일정(50경기)을 취소했다.
KBO 시범경기 전체 일정이 취소된 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이다.
선수 혹은 프런트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 정규리그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시범경기 취소' 결정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KBO는 28일 개막 예정인 정규리그에 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KBO는 3일 실행위원회(단장 모임), 10일 이사회(사장 모임)를 차례로 개최해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K리그, 코로나19 관련 긴급 이사회 |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4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주말로 예정된 2020시즌 개막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개막 라운드 전체가 연기된 것은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프로배구와 더불어 대표적인 겨울철 실내 종목으로 꼽히는 남자 프로농구는 '무관중 경기'로 전환했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오는 28일까지 4주간 정규리그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kt의 앨런 더햄과 바이런 멀린스,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 등 외국인 선수들이 감염 불안감에 계약을 취소하고 돌아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전주 KCC 숙소였던 전주의 한 호텔에서 투숙객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KBL은 4주 중단을 결정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각 구단과 협의해 리그 재개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라고 밝혔다.
KOVO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3월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리그 재개 시기는 불투명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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