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 대표하는 41곡 가사 비평집
이 한 줄의 가사© 뉴스1 |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음반기획자이자 작사가 이주엽이 국내 최초로 한국 대중음악 41곡을 선별해 가사 비평집 '이 한 줄의 가사'를 펴냈다.
이제까지 대중음악 비평이 가수의 가창력이나 곡의 완성도에 집중한 반면에 신간은 노랫말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의미와 맥락을 풀이했다.
'고래 사냥'은 소설가 최인호가 작곡하고 가수 송창식이 노래했다. 이 곡은 1970년대 군부 독재하에서 숨죽이던 청춘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저자는 고래가 새로운 삶이 열리는 곳으로, 동해가 세상의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성소를 뜻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룹 들국화가 1985년에 발표한 '행진'에서 불운과 시련마저 축복으로 삼겠다는 청춘의 결기를 읽어내기도 한다.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꺼져가는데"(혁오 '톰보이')
저자는 혁오의 '톰보이'가 헬조선을 살아가는 청춘을 그대로 투영한다고 분석했다. 이 노래에서 청춘 세대는 시대에 저당 잡히고 행복과 자아실현은 기약이 없는 세대로 정의됐다. 혁오의 톰보이가 재앙에 가까운 집단 불행을 겪고 있는 또래 청춘을 위한 노래라는 것.
그는 가사 비평에 머물지 않고 조동진, 정태춘, 하덕규 등 주요 가수에 관한 인상비평도 남겼다.
조동진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위대한 운문의 시대가 있었음을 증언한 뮤지션'으로, 정태춘은 '한(恨)과 그리움의 토착적 정서를 독보적으로 표현한 가수'로, 하덕규는 '성스러움과 속됨 사이를 끊임없이 서성대던 음악가'로 그려졌다.
책은 41곡마다 해당 곡을 수록한 음반에 대한 해설도 정리했다. 독자가 한국 가요사의 걸작들을 경험하고 싶다면 각 꼭지 뒤의 명반들을 찾아 듣는 것도 색다른 독서의 즐거움이다.
◇ 이 한 줄의 가사/ 이주엽 지음/ 열린책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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