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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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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주일예배, 대형교회부터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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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누구를 위한 주일예배일까.

하루 사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550명 이상 늘었다. 그야말로 국가적 재난 상황이다. 그런데도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 대형교회는 수만 명이 한 장소에 모이는 주일예배를 강행할 방침이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시기에 ‘교회 입장’만 고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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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교인수 8만 명의 대형교회인 광림교회에서 교인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광림교회는 주일예배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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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에는 교인 수 1만 명이 넘는 대형교회가 15개다. 27일 밤까지만 해도 이 중 10개 교회가 주일예배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었다. 28일 오전을 지나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주일예배 중단 결정을 한 대형교회가 조금씩 늘고 있다. 그럼에도 ‘주일예배 강행’을 여전히 고수하는 대형교회들이 있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실 “안식일을 지켜라”는 계명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소신도 주일예배를 온라인예배로 전환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교회’는 벽돌로 쌓은 건물이 아니라 ‘믿는 이들의 공동체’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온라인예배 안에서도 ‘교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 소망교회(교인 수 8만 명)와 온누리교회(8만 명)는 주일예배를 선제적으로 중단했다. 명성교회(10만 명) 역시 교역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주일예배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들 교회들이 ‘주일예배’를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교회 안 교인들과 교회 밖 한국사회를 위해 ‘통 큰 결정’을 내렸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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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대형교회 중에서 소망교회는 가장 먼저 주일예배 중단 결정을 내렸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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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광림교회(8만 명)는 28일 오전 “심각한 상황을 인지해 영상 예배로 안내 중이지만, 주일예배는 그대로 계속 한다”고 밝혔다. 광림교회 관계자는 “교회 성도분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체온 체크, 손소독제 사용과 부속시설 제한 등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주일예배 진행에 대한 성도들의 요구도 있고,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책무가 교회에 있기에 주일예배는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집회에서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만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천주교와 조계종이 주일미사와 초하루 법회를 포함한 모든 종교 집회를 중단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만큼 코로나19 국면에서 종교 집회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에서도 신천지의 종교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천주교와 불교는 중앙집권 체제다. ‘종교 집회 중단’ 결정이 일사불란하게 하달되는 데 반해, 개신교는 개별 교회 중심이다. 교회마다 ‘주일예배 중단’ 입장이 제각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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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는 28일 주일예배를 포함한 모든 종교 집회를 2주간 중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8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뒤늦게 ‘주일예배 중단’ 추세에 동참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국내에서 가장 큰 개신교 교회다. 등록 교인 수만 56만 명에 달한다. 27일 밤까지만 해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주일예배 강행’ 입장이었다. 집사 이상의 재직자들 중심으로 축소 예배를 드린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직자만 4만5000명이다. 주일예배를 위한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손수 자동차를 운전해 참석하는 평신도 예배 인원을 합하면 4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대규모 집회가 불가피한 실정이었다. 2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는 “3월1일부터 2주간 모든 공예배를 온라인예배로 대체한다”며 “28일 아침 당회와 주요 관계자들이 회의를 갖고 국민과 성도들의 안전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대구에 의료지원금 1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지켜보며 머뭇거리던 사랑의교회(10만 명)는 28일 낮 12시에 ‘2주간 주일예배 중단’ 을 결정했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주일예배를 포함한 모든 공예배를 온라인 실시간 예배로 진행키로 했다. 대구와 경북 지역 치유와 회복을 위해 손 세정제와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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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는 28일 오전까지도 주일예배 중단에 대한 결정을 못 내린 채 내부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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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 강행 방침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평신도가 먼저 나서서 '예배 중단'을 요청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정권은 누구보다 담임목사에게 달렸다. 지금은 국가적 비상사태다. 예수님이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가는 계명이라며 꼽았던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지금이야말로 교회가 실천할 때다. 교인들의 안전과 국민의 안전, 다름 아닌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기 위해서 말이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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