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자발적 시도 어쩔수 없어"
원내1당 뺏길라 의병론 이어 제기
선거제 개혁 명분 상실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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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보수 야당의 위성정당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비례민주당, 이른바 ‘민병대론’이 제기되고 있다. “비례 위성정당은 절대 없다”던 당 지도부의 입장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시도는 어쩔 수 없다”는 흐름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다만 ‘선거제 개혁 명분 상실’ ‘재통합 시 계파 갈등 우려’ ‘실제 지지율 획득 여부’ 등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많아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범보수연합에 원내 제1당을 뺏길 수 없다는 민병대들이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며 “여기서 10석을 가져가게 되면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의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시민들의 자발적 논의를 거쳐 민병대가 조직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 역시 “정당 창당은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따른 것이어서 민주당이 막을 방법이 없다”며 “당 전략위원회는 당연히 우려에 대해 점검해야 하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여러 차례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 비례정당을 두고 이인영 원내대표의 ‘의병론’에 이어 ‘민병대론’까지 제기되는 것은 원내 제1당을 뺏길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올해 총선 관련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민주당이 37%,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각각 11%와 27%의 지지율을 획득할 경우 민주당은 비례대표 몫으로 6석, 미래통합당은 2석, 미래한국당은 22석을 얻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현재의 의석수인 125석과 114석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 수 차이로 미래통합당이 원내1정당을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례민주당의 모체로는 지난달 결성된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 그룹인 ‘깨어 있는 시민연대당’이나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창당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소나무당’이 거론된다. 다만 ‘개혁 명분의 실종’ 등이 창당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국회 개혁을 해야 할 정당들이 꼼수전쟁을 벌이는 양상”이라며 “의석을 몇 개 더 딴들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일은 유권자의 집단 지성을 믿지 못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모인 민병대 정당이 하나의 계파로 자리매김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한국당과는 달리 당 차원의 조직적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충분한 지지율을 획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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