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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윤건영·손혜원이 총대 멨나···與 “꼼수”라던 비례정당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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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손혜원 의원(왼쪽)과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연합뉴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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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비례정당'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법 개정 직후부터 일부 의원들의 전망 수준으로 제기되던 비례위성정당 창당론은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발언으로 수면위로 부상했다.

윤 전 실장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원칙의 정치가 꼼수 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만약 그런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에 나와 외곽에서 민주당을 위한 비례정당을 만드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전까지 위성정당과 관련한 민주당의 공식 반응은 '절대 불가'였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10일 최고위원회에서 "('비례자유한국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하고 결국 정치를 장난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은 안 한다'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미래통합당을 향한 비판의 수위 상 민주당이 따라 하기 어려운 길로 읽혔다.

그러나 윤 전 실장 발언 이후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당 지도부에서 공식 논의한 적 없다"면서도 "다만, 현실로 연동형 비례제 도입에 따라서 선거 상황이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실제로 이게 현실화됐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겠는가 하는 그런 점에서 내부적으로 여러 상황을 점검하고 시뮬레이션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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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비례대표 정당 유권자 선택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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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기류 변화는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적지 않은 의석을 차지하면 민주당이 원내 1당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여론조사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비례대표 정당투표 시 민주당과 미래한국당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33%, 25%로 조사됐다.

개편된 선거제도에 지지율 등을 적용하면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30석) 의석 중 한 석도 가져갈 수 없다는 전망이다. 반면 지역구 후보가 없는 미래한국당은 최대 20석까지 챙겨갈 수 있다. 17석의 일반 비례대표(병립형)를 고려해도 민주당으로선 원내 1당이 어려운 구조다. 당내에서 "원내1당도 놓치고 국회의장도 배출 못 하면 남은 정권 2년 동안 식물정부가 될 수 있다"(박홍근 의원)는 우려가 나온다.



"외곽 창당은 못 막아"vs"명분도 실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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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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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것도 가시화된 것이 없고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권파를 중심으로 민주당을 위한 비례위성정당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은 늘어나는 분위기다. 친문 성향이 뚜렷한 재선 의원은 "외곽 지지그룹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지지층이 '미래한국당 비례 싹쓸이'를 막겠다며 비례정당을 만든다는 데 그걸 말릴 수 있겠나"라고 했다. 친문 성향의 한 중진도 "눈 뜨고 당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의원 다수는 "절대 반대"라는 입장이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3선)은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의 입장은 확고하다. 비례정당에 대한 일부 입장은 사견"이라고 했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이 꼼수에 동참한다는 것 자체로 이탈하는 지지층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당내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 자체가 악재"라고 말했다. 비례위성정당을 만들면 비례 의석수는 늘어날 수 있지만, 수도권 경합지역에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거다.



정의당과 선거연대 주장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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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미래한국당 등 정당별 득표율을 예상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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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과의 연대 주장도 나온다. 정의당에 정당투표를 몰아주고, 지역에서 정의당과 후보단일화를 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을 만들면 정의당이 직격탄을 맞고, 지역에서 정의당이 완주하면 승부가 버거워지는 민주당의 현실을 고려한 시나리오다. 다만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친문 지지층 내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고 잘못하면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공약했지만, 당의 조직 기반 붕괴를 걱정하는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선거 두 달 전에 폐기했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미래통합당 1당'에 대한 위기감이 지지층 전반으로 확산되면 비례정당 논의가 불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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