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1심 무죄에, 국토부·여당 "개정안 통과로 제도화해야"(종합)

'타다' 무죄 선고에 "사회적 갈등 해결된 것 아냐"

유사 스타트업 늘어날 듯…법적 공방 장기화 수순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가 합법이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온 19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타다 차량이 운행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승합차 공유서비스 '타다'가 19일 법원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지난해 초 택시 업계의 반발로 '타다' 서비스 문제가 불거진 후 법원의 첫 판결이 일단 '합법'으로 매듭지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로 타다는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저지할 근거를 마련했다. 반면 그동안 법안의 처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법안 처리에 드라이브를 걸어온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힘이 빠지게 됐다.

여기에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여전히 계류 중이어서, 사법부 판단과는 별개로 제도적·정책적 공방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브이씨앤씨(VCNC) 대표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전자적으로 이뤄진 쏘카와 타다 이용자의 계약은 원칙상 유효하다"며 "임대차 설립 계약을 부정할 수 없고, 초단기 승용차 렌트로 확정할 수 있다. 법률 효과를 부여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타다 서비스를 이용자와 타다 간의 승합차 임대차 계약, 즉 '렌터카'라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의 판단에 이재웅 쏘카 대표는 "타다는 무죄입니다. 혁신은 미래입니다"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에 "새로운 시간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타다는 빠르게 움직여 새로운 도전자의 의무와 위치를 각인하고 새로운 경제, 모델, 규칙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타다' 사업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확장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여객자동차 운수 사업법 위반 선고공판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그러나 그동안 여객운수법 개정안의 입법을 기다려온 국토부와 여당은 사회 갈등의 재발을 걱정하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미 해당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 개정안이 정치 논리와 사법부의 판결로 지리한 정치적 공방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예상 외의 판단이 나오긴 했지만 이번 판결로 사회적 갈등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되길 바란다"고 입장을 말했다.

그는 "국토부는 제도적·정책적으로 이 문제(타다와 택시 간 갈등)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보여온 기본 입장"이라며 국회의 법안 처리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법안을 애초 대표발의하고 상임위인 국토위 통과를 주도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판결로) 타다와 택시 업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며 "여객운수법은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타다의 문제는 충분히 업계와 정부, 국회차원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 수 있었던 문제였다"며 "사회적 합의를 정책적·제도적으로 이행하는 단계에서 사법적 판단이 먼저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유사 택시 여객 행위가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타다'가 콜택시가 아니라 '기사 딸린 렌터카'라는 법원의 판단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택시 업계는 지난해와 같은 강경 대응을 암시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조연맹 위원장은 1심 판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승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내일(20일) 택시 업계 4개 단체 회의를 해봐야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투쟁이든 뭐든 행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처리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반드시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은 처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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