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바다를 육지로 '싱가포르 땅 7%' 현대건설이 만들었다 [세계로 뻗어가는 건설 한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대건설, 싱가포르 투아스 서부해안 매립공사 현장
여의도 1.5배 항만시설 부지 조성
첨단 공법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모래부족·수질악화 리스크 해결
현지 매립·토목공사 '빅3' 명성
총 10개 현장 26억달러 사업 진행


파이낸셜뉴스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국내 건설사, 공기업들의 해외 진출 현장을 방문하고 향후 건설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1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새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동남아나 서아시아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 건설사 역시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로 중동 뿐 아니라 베트남과 싱가포르, 중국, 태국, 홍콩 등 새로운 '기회의 땅'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건설 붐이 한창인 동남아시아 등 묵묵히 땀을 흘리며 건설 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해외 현장의 생생한 풍경과 목소리를 담아봤다.
파이낸셜뉴스

투아스 지역 서부 매립공사는 지난 2017년 싱가포르 주롱타운공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로, 싱가포르 투아스 서쪽 해안을 매립하고 안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7년 7월 착공, 2022년 4월 준공 예정이다. 현대건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서쪽 끝에 위치한 '투아스 체크포인트(Tuas Checkpoint)' 인근의 푸른 바다. 서쪽 해안을 따라 현대건설이 시공중인 '투아스 서부해안 매립공사' 현장이 펼쳐진다. 조호르해협을 사이에 두고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이곳에서 항로 준설 및 항만시설 부지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선박통항 및 접안을 위해 455㏊(여의도의 1.5배) 부지를 준설·매립하고 93㏊(여의도의 3분의 1) 항만부지를 조성하는게 핵심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부족한 산업단지 확충을 위해 부지를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라며 "현재 50%의 공정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2800억원 사업… 수질관리가 관건

싱가포르 주롱타운공사(JTC:Jurong Town Corporation)가 발주한 이 공사는 지난해 말 추가 수주한 매립지 내 도로공사를 포함해 총 2800억원 규모다. 지난 2017년 7월 착공했으며 총 57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22년 4월 완공 예정이다. 현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작업은 수질관리이다.

일반적인 준설·매립 현장에서는 부유식 오탁방지막을 설치해 수질을 관리하지만 '투아스 서부해안 매립공사' 현장에서는 그 이상의 작업이 요구된다. 현장 특수성 때문이었다. 준설지역 길이가 8㎞로 상당하고 선박 통행이 잦은데다 준설기간도 57개월로 길다. 현장 북쪽으로는 레저시설, 서쪽으로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국경선, 남쪽으로는 화학공장의 소방펌프 취수시설, 육지 쪽으로는 해수 담수화 플랜트의 해수 취수시설이 위치했다. 모두 수질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준설작업 지역에서 준설한 준설토를 매립지역으로 운반해 매립하는 공정이기 때문에 매립 작업시 뿐 아니라 준설 작업시에도 오탁관리가 요구된다.

준설지역과 수질관리 지역의 거리가 70~300m 정도이고 준설작업이 한곳에서만 수행되는 게 아니라 넓은 지역을 연속적으로 이동하면서 진행된다는 점도 까다로운 관리를 요한다.

■'이동형 오탁방지막' 자체 설계

이에 현장 직원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냈다. 부유식 오탁방지막 대신 유지보수가 쉽고 필요에 따라 이동이 용이한 이동형 오탁방지막과 준설선 앞에 설치할 수 있는 케이지형 오탁방지막을 자체 설계·도입한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탁도를 일정 기준 이하로 맞추는 작업이 핵심이었다"면서 "해수 담수화 플랜트와 요트장 등에 영업 피해를 주지 않고 말레이시아와의 국경선에서도 기준치 이하로 탁도를 관리하기 위해 직원들이 머리를 싸맨 결과 이동식 오탁방지막을 설계해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공법을 통해 최대 95%의 효율로 오탁확산을 막는 정밀한 수질관리가 가능하고 작업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18일 현장을 방문한 JTC 경영단 역시 이에 대해 큰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응랑 최고경영자(CEO) 등 JTC 주요 인사들은 준설모래 부족 리스크를 설계 변경 및 설계 최적화로 극복하고 해양 수질악화 리스크를 이동형 오탁방지막 공법 도입을 통해 철저히 수행한데 대해 만족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토의 7% 창조

작은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모래를 매립해 늘린 국토 면적만 지난 50년간 138㎢에 달한다. 1981년 '풀라우 테콩 매립공사' 수주로 싱가포르 건설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현대건설은 지난 30여년간 준설·매립공사를 통해 싱가포르 국토의 7%에 해당하는 토지를 새로 만들어냈다.

현대건설은 싱가포르에 진출한 이래 싱가포르 최대 건축공사인 '마리나 사우스 복합개발공사', 동남아시아 최초의 지하 유류 비축기지인 '주롱 지하암반 유류 비축기지 1단계 공사' 등 총 89건, 148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수주하는 등 싱가포르 건설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현재는 3개 준설 및 매립공사를 포함해 토목, 건축 등 총 10개 현장, 26억달러의 규모의 공사를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싱가포르 국토의 7%에 달하는 매립공사를 현대건설이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해상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차지했다"며 "향후 싱가포르에서 발주되는 해상 매립공사 수주경쟁에서 풍부한 수행경험과 기술 노하우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