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개 대형 건설사 중 75% 선분양 불가"
뉴시스 |
정부가 ‘건설업 부실벌점 제도’ 법안 개정을 추진하자 건설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미한 부실로도 큰 불이익을 받아 까딱하면 ‘퇴출 위기’까지 겪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이하 건단련) 소속 15개 회원단체는 19일 부실벌점 제도를 강화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예고 철회를 요구하는 연명탄원서를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국회 등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건단련은 탄원서에서 “부실벌점 제도의 취지는 경미한 부실에 불이익을 줌으로써 부실시공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단순 오시공, 현장 및 공정관리 미흡 등 경미한 사항까지 처벌하는 등 사실상 기업에게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처벌을 받을 수 있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법예고안 그대로 시행되면 부과벌점이 평균 7.2배, 최대 30배까지 상승해 견실한 대형·중견 업체들까지 퇴출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며 “지역 중소업체들도 적격점수 미달사태로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등 부양책으로 회복세로 돌아선 지역 건설경기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행 벌점 산정방식을 평균방식에서 누계합산방식으로 변경하는 것과 벌점을 대표사에게만 부과토록 하는 것이 헌법상 형평(비례)의 원칙과 자기책임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입법을 예고한 건설업 부실벌점 산정 방식에 따르면, 기존에는 건설현장 수로 벌점을 나눴지만 앞으로는 이를 모두 합산해 제재를 가하도록 했다.
부실벌점은 건설사의 사업관리나 설계, 용역 과정에서 부실공사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부과하는 벌점이다. 건설 현장이 많은 업체로서는 제도 변경으로 공공공사 입찰과 선분양이 제한되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건단련에 따르면 개정 방식으로 벌점을 산정할 경우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 대형 건설사 가운데 75%에 달하는 15개 사가 선분양을 못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단련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철회돼야 한다”며 “건설업계는 앞으로 안전 최우선 견실시공으로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하겠다”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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