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을 위한 전세기 운항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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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여파가 일자리 영역으로까지 번진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의 채용계획이 연이어 백지화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의 주력이던 중국 노선 대다수가 운항이 중단됐다.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도 추진이 어려워졌다. 유휴인력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채용 확대는 언감생심이다. 업계는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역시 취업문이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객실승무원 및 일반직 채용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채용 계획이 전무한 상황이다.
항공업계 채용은 신규 항공기 도입 시점을 기준으로 약 2~3개월 전에 실시한다. 신입 승무원에 대한 교육기간을 고려해서다. 항공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까지는 늦어도 5월에는 채용절차가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당 보통 30~50명 정도의 승무원을 새롭게 채용하는데 올해는 아무 곳도 채용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일본 여행 수요 급감에 항공사들은 이미 채용 여력이 크게 약해졌다. 지난해 대한항공을 제외한 항공사들은 빠짐없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영업적자 규모가 전년대비 10배 이상 치솟았다.
올해 코로나 사태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까지 운항길이 막히면서 항공사들의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 올해 하반기 신규 취항을 계획 중인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를 제외하면 채용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인력도 활용할 길이 없어지면서 항공사들은 앞다투어 전직원 대상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객실 승무원의 경우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이 '제로(0)'"라며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과 내후년까지 이런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항공업계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자리 창출 요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부 영향에 따른 업계 전반의 경영악화가 이미 나타난 상태인데도 지원책보다는 채용 확대만 압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열린 항공산업 취업박람회의 경우 항공사들의 반발이 컸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채용계획을 세울 수가 없는데 정부에 억지로 떠밀려 열게 된 것"이라며 "자리를 부랴부랴 만들었지만 실제 채용은 없어서 취업준비생들의 비판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지만 유지될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하는게 더 중요하다"며 "신규 채용을 실시했다가 경영악화로 휴직, 퇴직하게 되면 결국 일자리가 더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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