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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與 '컷오프' 정재호 "명백한 장애인에 대한 차별…재심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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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머니투데이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에 대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8/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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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현역 의원으론 두 번째로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정재호 의원이 19일 "불편한 신체를 문제 삼아 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당의 결정에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을 전략지역으로 분류했다고 발표해 사실상 정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저는 오늘 의정활동 중 얻은 질병과 장애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명백하게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다. 그것도 업무상재해로 쓰러진 사람에 대한 배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일이고 민주당 60년 역사의 오점이 될 결정"이라며 "정의롭지 못하고 현명하지도 못한 당의 결정에 자괴감과 분노가 치민다"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다소간에 불편한 몸이지만 저는 개의치 않고 당당히 그리고 소신껏 공천면접에 임했고, 참모들과 경선과 본선 승리를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해왔다"며 "시스템 공천은 룰대로 하는 것이다. 현역의원 경선 원칙 등 제가 배제돼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차이도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라는 게 우리당의 강령 제11조의 내용"이라며 "저는 오늘 강령과 당헌을 위배한 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을 신청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의원의 게시글 전문.

□ 불편한 신체를 문제 삼아 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입니다!

저는 오늘 의정활동 중 얻은 질병과 장애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되었습니다. 명백하게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차별입니다. 그것도 업무상재해로 쓰러진 사람에 대한 배제였습니다. 부끄러운 일이고 민주당 60년 역사의 오점이 될 결정입니다.

우리당의 당헌을 보았습니다. 제2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건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서 이 ‘공정’과 ‘정의’의 원칙이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정의롭지 못하고 현명하지도 못한 당의 결정에 자괴감과 분노가 치밉니다.

□ 저는 당과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하다 쓰러졌습니다.

저는 '18년 9월 국회 정무위 간사로써 당과 문재인 정부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법 등 금융혁신 법안을 다루다 국회 의원회관의 제 사무실에서 쓰러졌습니다. 일종의 공상으로 이 사실은 이해찬 대표, 홍영표 전임 원내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일하다가 얻은 병마에 시달릴 때, 죽는 것이 낫겠다고 싶었던 적이 있을 정도로 고민의 끝까지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업무로 인해 장애인이 되었지만,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에 부족함 없이 그리고 큰 논란 없이 잘해 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 결과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도 있을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서 한두 번이 아니라 골백번도 더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 출마였습니다.

당을 위해 희생했으니까 공천에서 특혜를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영입도 하고, 공천에서 가점도 주는데 저는 단 한 번도 하소연하지 않았습니다. 시스템 공천, 현역의원 경선 원칙에 따라 당연히 경선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습니다. 다소간에 불편한 몸이지만 저는 개의치 않고 당당히 그리고 소신껏 공천면접에 임했고, 참모들과 경선과 본선 승리를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해왔습니다.

□ 병은 완쾌되었고 후유증 역시 회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을 위해 일하다가 장애를 얻게 된 사람에게 교묘히 저를 위하는 척 모양을 갖춰 출마를 막고 정치 활동을 탄압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재발하면 어떻게 하냐?, 팔다리가 불편한데 선거운동 할 수 있냐?'로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공관위 면접에서 진단서와 저의 진술로 충분히 해명되었고 공관위원들도 매우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제 진단서에도 적시되어 있듯이 제 병은 이미 완쾌되었습니다. 운동신경의 장애가 있는 약간의 후유증이 남아있지만, 이 역시 차츰 회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믿기 힘든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시스템 공천을 위한 공관위보다 특정인의 힘이 더욱 강하고, 저를 몰아내 특정인을 제 지역구에 내리꽂으려 한다는 소문이었습니다.

□ 장애인을 위하는 척하면서 특정 인물의 공천을 하려는 당의 결정을 규탄합니다.

저는 장애인을 위하는 척하면서 특정 인물의 공천을 하려는 당의 결정을 규탄합니다. 지난해 8월 시스템 공천의 원칙대로 공천적합도 조사에 따라 그리고 객관적 수치를 가지고 평가하여 경선이면 경선, 단수공천이면 단수공천을 하면 됩니다.

선거운동과 관련해서도 제가 조직의 대가답게 4년간 일궈놓은 조직이 상당합니다. 특히 우리 지역구에는 3개의 신도시가 1년 전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 유권자만 3만여 명이고 우리 지역구에서 투표를 처음 합니다. 이 사람들은 분양을 받은 3년 전부터 SNS, 카페에 대다수 세대가 가입하여 국회의원인 저에게 민원을 넣고 같이 행동에 나서기도 하는 등 끊임없는 소통을 하여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 영역이 구축되었습니다. 2주 전에도 3개 지구 입주자 대표들을 국회 의원회관으로 따로따로 모셔서 공약을 어떤 것을 할지 장시간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을 자제하여 사람을 찾아볼 수가 없는 형편에서 저는 250명이나 되는 열성 지지자들과 함께 파도타기 카톡방을 만들어 공약이나 하고 싶은 말 등을 카드뉴스로 만들어 보내고 있는데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었습니다.

1인당 평균 40명에게 카톡을 조직적으로 보내고 있어 한 번에 1만여 명이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카톡을 받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환호하고 들썩거리고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 불출마를 종용하는 사람은 선거에서 손 떼는 것이 당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실정에 맞게 선거운동을 잘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선거운동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데 ‘선거운동 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은 꼰대나 할 수 있는 질문 수준이라 이런 말하는 사람은 하루빨리 선거에서 손 떼는 것이 당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설득이 되니까 정실인사, 특혜공천으로 슬그머니 논리를 옮겨갑니다. 저는 '잘 봐달라.'고 요청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심지어 장애인을 공천했다고 ‘다른 당 후보가 공격하면 어떻게 하냐?’는 논리가 나왔는데 무슨 그런 황당무계한 소리가 어디 있습니까? 지역에서는 저 몸 불편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가끔 문제 제기하는 다른 당 사람들에게는 ‘김대중 대통령도 지팡이 짚고서도 일은 잘하지 않았느냐?’고 받아넘깁니다.

무엇보다 우리당 안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매우 나쁜 인식을 가졌으며, 그 인간이 이해찬 대표 주변 인물이니까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대표 말을 전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공천적합도 조사나 지역구 실사 결과가 1위를 하지 않았으면 제 스스로 접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처음에는 ‘위해주는 척’하면서 쉽게 꺾으려고 하다가 대표의 메신저들이 도로 저에게 설득당하자 허무맹랑한 논리로 저를 계속 압박해 왔습니다.

저는 월요일 대표님을 뵙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공천적합도 조사나 지역구 실사 결과가 1위를 하지 않았으면 저 스스로 접었을 것입니다. 제 불편한 신체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더이상 하지 말아달라 요청드렸습니다.

□ 강령과 당헌·당규를 위배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시스템 공천은 룰 대로 하는 것입니다. 현역의원 경선 원칙 등 제가 배제되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습니다. 결국, 제 자리에 누군가를 앉히려는 음흉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여성, 아동, 청소년, 어르신,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안전을 보장하며, 어떠한 차이도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를 만든다.”

어떠한 차이도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 우리당의 강령 제11조의 내용입니다.

저는 오늘 강령과 당헌을 위배한 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을 신청합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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