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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조현아, '악어의 눈물' 논란…3자 연합은 시작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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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연합, '항공 전문가' 사퇴…전문경영 '어떻게 하나'

-KCGI, '그레이스홀딩스'…결국 단기 수익 목적?

메트로신문사

한진그룹./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회장 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KCGI, 반도건설 등 '반(反)조원태 연합'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분위기는 조 회장이 승기를 잡은 모습이다. 한진그룹 내 3개 노동조합의 지지와 연합 측 이사 후보 자신 사퇴 등 '조현아 3자 연합'에 대한 기대심리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조현아 3자 연합' 시작부터 균열

19일 재계에 따르면 3자 연합 내 균열이 벌써부터 나타나는 모습이 관측돼 과연 이들에게 한진그룹 경영을 맡길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반조원태 연합'을 꾸린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하지만 벌써부터 내부 균열이 발생하며 흔들리는 듯한 모양새다.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퇴의사를 밝혀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후보가 공개된 지 단 4일만에 사퇴의사를 내놓은 것이다.

이에 주주연합은 김치훈 전 상무의 사퇴에 대해 "건강상 이유"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오늘(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재의 문제인식과 향후 경영참여방침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미 상황이 기울었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항공업 전문가로 꼽히던 후보가 사퇴해, 경영 가능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셈이다.

사실상 단기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인 KCGI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 상태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로 알려진 강성부 대표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결국 사모펀드인 만큼 단기 수익을 최종 목표로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실질적으로 KCGI가 출자한 투자 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레이스홀딩스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그 투자금은 어디서 왔는지 등 정보가 없어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힘든 상황이다.

또 '땅콩회항' 등으로 한진그룹을 수세로 몰아넣었던 조 전 부회장과 손잡아, 경영은 후자고 실익만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 커졌다.

주주연합은 현재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주주제안이 가능한 시기가 지나 김치훈 전 상무의 자리를 메울 수 없을 뿐 아니라, 한진그룹 노조가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주제안은 주주총회가 있기 6주 전까지 가능하다. 또한 소액주주의 참여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KCGI가 요구해 온 전자투표제 도입도 아직까지 한진그룹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주연합이 내놓은 주주제안을 주총의 안건으로 상정할 지 여부는 주총 전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강성부 대표 이끄는 KCGI '과거 먹튀 논란'

강성부 대표가 이끌고 있는 KCGI는 과거에도 먹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진칼을 압박한 뒤 투자 수익만 내고 빠질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KCGI는 지난 2015년 요진건설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이익을 낸 바 있다. 요진건설은 당시 정지국 회장이 갑자기 작고하는 바람에 상속세를 낼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강 대표는 550억 펀드를 조성해 요진건설 지분 45%를 인수하며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경영권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과는 달리 2년 뒤 지분을 털고 나오면서 두 배가량 이익을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치훈 전 상무가 주장한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이런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또 KCGI는 그동안 오너중심 지배구조와 한진일가의 경영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영실패 요인으로 호텔과 부동산 사업을 지목했다. 하지만 호텔부문 사업을 주력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을 잡았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KCGI가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엘리엇처럼 분란을 일으키고 단기 차익만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미래를 고민하거나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측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장기전 대비?'

한편, '조현아 3자 연합'이 최근 한진칼 지분 1.5%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한진칼 주총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표결에 부쳐지는 데 이어, 내년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6일까지다. 이에 주주연합은 이번 한진칼 주총 이후에도 지분을 지속적으로 추가 매집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대한항공 주총에서 이사의 선임 및 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 사항'으로 정관 개정하는 것을 두고도 신경전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사의 선임 및 해임 안건은 '특별 결의 사항'으로 분류돼 있어,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앞서 조양호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된 바 있다.

한편 KCGI는 지난 17일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측에 공개 토론을 제안해 사면초가 상황의 퇴로를 찾는 모습이다. KCGI 관계자는 "한진그룹 경영진으로부터 그룹에 당면한 경영 위기에 대한 입장을 듣고 주주 연합의 제안에 대한 그룹의 수용 여부를 확인하며 현재 위기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2월 중 공개 토론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지배구조나 전문경영인체제 등 여러 시스템에 대해 한진그룹이 지금 어떤 쪽으로 가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지 등 그런 내용이 안건이 될 것"이라며 "만약 (한진 측에서) 어떤 안건을 제안한다면 그것도 할 수 있다. 오픈 마인드로 토론을 제안했다. 한진 쪽에서 승낙만 한다면 실시간으로 토론을 진행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김수지 수습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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