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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부산모터쇼, 코로나19에 '국산차 전시회' 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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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위 벤츠에 일본차 4사 불참 공식 통보
폭스바겐·포르쉐·포드도 참가 안해…코로나19로 흥행까지 빨간 불

2020 부산국제모터쇼가 수입차들의 잇단 불참 통보로 ‘국산차 전시회’로 전락할 위기다.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에 흥행 실패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시 측은 튜닝카, 캠핑카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조선비즈

2018 부산국제모터쇼./ 부산국제모터쇼 제공



부산모터쇼는 오는 5월 28일부터 6월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넥스트 모빌리티, 축제가 되다’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부산모터쇼조직위원회는 지난해 9~11월 자동차업체들을 대상으로 조기 참가 신청 접수를 받았고, 2월 말까지 정식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그런데 참가 신청 마감 시한이 열흘 가량 남은 19일 현재, 수입차 업체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현재까지 참석의사를 밝힌 자동차 기업은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국산차 업체가 주다. 수입차 업체는 조기신청했던 BMW와 미니, 캐딜락 3개사 밖에 없다. 앞선 2018년 열렸던 부산모터쇼에는 BMW, 미니, 벤츠,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만트럭버스코리아 등 11개 사가 참가한 바 있다. 올해 참여기업이 대폭 줄며 ‘국산차 전시회’로 행사가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표적인 불참 업체가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다. 벤츠는 최근 부산모터쇼 조직위원회측에 공식적으로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독일 본사가 각국 법인에 지역 모터쇼 참가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게 공식적인 이유다. 이 밖에도 지난해 실적 부진, 경비 절감을 이유로 대며 불참을 선언했다.

벤츠가 부산모터쇼에 불참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열린 2010년 행사 이후 두 번째다. 벤츠는 2018년 부산모터쇼에서 프리미엄 신차를 공개하는 등 그동안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무대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포르쉐, 포드 등은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등도 부산모터쇼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불참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게 중론이다. .

부산모터쇼 단골 참가자인 일본차 4개사(토요타·렉서스·닛산·인피니티)도 아직까지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일본차는 지난해 불매운동 이후 판매량이 급감해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비용절감을 위해 국내 마케팅에 적극 나서지 않고 않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 4개사는 이전까지는 부산모터쇼에 지속 참석했으나, 경색된 한일관계와 코로나19로 참석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산모터쇼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이 글로벌 모터쇼보다는 자사 마케팅이나 소셜미디어(SNS) 홍보에 주력하는 추세"라며 "모터쇼의 경우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앞으로 준비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편인데 일부 기업이 빠져 아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상황이 좋지 않아 아쉽지만 친환경 차량, 자율주행차 등을 선보이고, 관람객들이 시간을 재밌게 보낼 수 있게 슈퍼카, 튜닝카, 캠핑카 등 전시회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모터쇼 관람객 수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부산 모터쇼 방문객이 2014년 115만명, 2016년 72만명, 2018년 62만명으로 줄어드는 추세인데다 한·중·일 3개국에서 코로나19확진자 수가 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만명을 넘어섰고, 일본 내 코로나19 환자는 600명 이상이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46명으로 늘었다.

앞선 5일(현지시각) 인도에서 열린 델리 모터쇼도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들과 중국인 관람객이 참가하지 않아 예년보다 흥행이 부진했다. 중국은 오는 4월 21~30일 베이징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베이징 모터쇼를 연기하기로 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는 "출품기업과 관람객의 건강, 안전, 생명을 위해 베이징모터쇼를 연기한다"며 "코로나 19 추이를 보고 새롭게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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