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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AI 기업人] 신민영 아이콘에이아이 대표,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의 애플 되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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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신민영 ICON.AI 대표가 양재 AI 허브에 위치한 ICON.AI 본사에서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와 아마존의 스마트디스플레이 스피커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소개했다. /ICON.AI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전시회 'CES 2020'에서 아마존의 AI 비서인 '알렉사'를 지원하는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 '비너스(Venus)'를 전시한 국내 AI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설립된 아이콘에이아이(ICON.AI)는 이 제품으로 CES 2020 '스마트홈'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신민영 ICON.AI 대표는 "CES 기간에 매일 주목할 만한 기업과 제품을 소개하는 'CES 데일리'가 발간되는데, 전시회 전기간인 4일 연속으로 우리 제품이 크게 또는 작게 소개돼 기사를 보고 부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CES에 소개된 미러 제품은 지난해 8월 특허 출원을 마쳤으며, 이번에 시제품을 처음 전시한 것이다. 오는 5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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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기간에 매일 주목할 만한 기업과 제품을 소개하는 'CES 데일리'에 소개된 ICON.AI의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 '비너스(Venus)'. /ICON.AI


신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패션 분야 등에서 글로벌 세일즈 및 마케팅 등 업무를 담당해왔으며, MBA 학위를 받았다.

"패션 일을 하고 여동생이 3명이나 되다보니 여성을 위한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어요. AI 스마트 스피커가 시중에 많이 출시됐는데, 아무래도 스마트 디바이스는 남성 구매율이 높아요. 그래서 AI 스피커를 여성들이 매일 하는 메이크업과 접목해 친숙한 디바이스로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너스'는 ICON.AI의 자체 부스뿐 아니라 아마존 알렉사 부스에도 전시됐는데, 관계자들에게만 공개되는 '알렉사 이니셔티브 파트너 월'에 전시돼 많은 화장품 회사 관계자들이 부스를 방문했다. 그는 "CES에서 프록터 앤 갬블(P&G), 헹켈, 로레알, 존슨&존슨, 니베아 브랜드의 바이어스도르프, LVMH, 시셰이도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등 굴지의 화장품 기업들이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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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AI가 개발한 아마존의 AI 비서인 '알렉사'를 지원하는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 '비너스(Venus)'. /ICON.AI


"피부 미용과 관련된 레이저 기기 등을 구입하면 한두달 사용하고 제품에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거울을 착안해 지속해서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어요."

미러 안에 카메라가 장착돼 자신의 사진을 찍어 피부를 분석할 수 있고, 화장을 할 때 테두리에서 조명을 비주며, 평상시에는 은은한 조명의 무드램프로 사용할 수 있다. AI 스피커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가로로 돼 있기 때문에 화장을 안 할 때는 미러가 90도로 틸트된다.

AI 스피커의 기능들이 구현되는데,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음악 재생도 가능해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스피커로 들을 수 있으며 그 날의 서울·라스베가스의 날씨를 물어볼 수도 있다. 또 헬스케어 기능으로 다이어트, 개인 트레이닝(PT) 정보도 제공한다.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 추천도 해주기 때문에 화장품 브랜드들이 '비너스'를 통해 제품 판매를 할 수 있어요. 이용자 데이터를 주나 월 단위로 분석해 화장품 회사에 제공할 수도 있어요. 사용자가 주름이나 노화에 관심이 많은지, 여드름을 걱정하는 지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면 주름개선 제품 등 맞춤형 추천이 가능해져요."

그는 추천 기능에 대해 해외 코스메틱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이미 몇 개의 브랜스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ICON.AI는 또 오는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뷰티 전시회인 '코스모프로프'에 이탈리아무역공사(ITA)로부터 '뷰티 테크' 기업으로 공식 초청받아 참가하게 된다. 코스모프로프 어워드도 신청했는데, 수상 확률이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에 대해 해외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일본 시장에 주력해 판매하려 하고 있다. 그는 "소프트뱅크C&S와 지난해 11월부터 미팅을 진행해, 일본 내 유통권을 주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ICON.AI는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 출시에 앞서 아마존의 에코 스마트디스플레이 스피커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알렉사가 지원되는 스피커에 음성으로 물어보면 음성으로만 출력되는데, 저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면 디스플레이에 음성·텍스트·이미지가 한꺼번에 출력돼요.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변하는 거죠."

제품에 정식으로 탑재되기 위해서는 알렉사 인증을 통과해야 한다.

"인증을 받으러면 500개 이상의 항목을 패스해야 해요. 인증 체크리스트 중 마지막 1개 항목만 패스하면 인증을 받을 수 있어요." 스피커에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면 라이선스 요금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신 대표는 왜 국내의 AI 스피커가 아닌 아마존의 알렉사를 선택했을까.

"아마존이 2014년 세계 최초로 AI 스피커를 출시했어요. 구글은 개발자들에게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개방하지 않았지만, 아마존은 '알렉사 애브리웨어(Alexa Everywhere)'란 전략으로 제3자에게 빠르게 개방해 알렉사를 확산시켰어요. 많은 사람이 쓰면 쓸수록 데이터가 많아져 성능이 좋아지게 되요."

신 대표는 최근에는 스마트 메이크업 미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폼팩터(하드웨어의 크기·형태)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가 디자인을 좋아해서 직접 스케치하고 디자이너들이 발전시킨 디자인이 총 20개로 국제출원까지 마무리했어요. 디자인에도 승부를 걸 계획인 데, 색다른 디자인보다는 익숙하고 심플하게 디자인하고 있어요."

가격에서도 경쟁사의 제품들이 400달러 정도로 책정된 데 비해 이보다 낮게 책정해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해 '스마트메이크업미러의 애플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ICON.AI 제품이 최고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채윤정 기자 echo@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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