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협회 “파나마운하 할증료 적용, 6개월 미뤄달라”

운하청 "강수량 감소에 댐 추가 건설해야"

협회 "일방적 통보는 문제…유예기간 둘 필요"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줄어든 강수량에 어려움을 겪는 파나마운하청이 운하 통과 요금을 올리기로 한 데 대해 한국선주협회가 할증료 적용 시기를 6개월 미뤄줄 것을 파나마에 요구했다.

한국선주협회와 해양수산부는 지난 13일 주한 파나마 대사관에서 나따나시오 코스마스 시파키 주한 파나마 대사를 만나 파나마 운하 할증료 적용시기를 6개월 유예시켜줄 것을 요청했다고 19일 밝혔다.

협회는 파나마운하청에 “전 세계적 해운업 불황과 저유황유 규제에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상 물동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각종 해운지수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한다”며 이를 고려해 운하 할증료 적용을 유예해달라고 서한을 보냈다.

앞서 지난달 13일 파나마운하청(ACP)은 운하를 이용하는 선사를 대상으로 별도의 의견 수렴 없이 운하 수위 할증료 부과방안을 공개했다. 적용시기는 지난 15일부터다.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파나마 지역 강수량은 연평균 2600㎜였지만 지구 온난화로 지난해 2100㎜에 그쳤다. 선박이 안전 통항하려면 운하 내륙 가툰(Gatun) 호수 지역에 추가로 댐을 건설해야 해 할증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선주협회 조사 결과, 국내 주요 7개 선사가 부담하는 파나마 운하 통항료는 연간 1억5000만달러(1785억원가량)에 달하고 할증료를 도입하면 연간 10%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와 해수부는 파나마 대사와의 면담에서 “이용자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할증료를 통보한 지 불과 한 달 후 시행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적어도 6개월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뿐 아니라 국제 해운단체인 국제해운협회(ICS)·유럽선주협회연합(ECSA)·아시아선주협회(ASA) 등도 파나마운하청에 할증료 도입을 6개월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