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사진제공=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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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생산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중국 부품업체들의 가동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일부 공장이 다시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시급한 부품을 구해 공장을 재가동했지만 중국 상황을 감안하면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중국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는 평시 수준의 정상가동은 쉽지 않다. 완성차 업체들의 고심이 커진다.
19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1공장이 18~20일 다시 휴업에 들어갔다. 벨로스터와 코나 등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제네시스 GV80과 팰리세이드를 만드는 울산2공장도 21일 하루 휴업한다.
기아차 광명 소하리공장과 광주3공장 역시 재가동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둘 다 일단 휴무를 오는 21일까지로 연장한 상황이다. 부품 수급 상황이 빠른 시일 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추가 연장 가능성도 높다.
쌍용차는 평택공장을 지난 12일까지 가동중단했다가 재가동했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 15일부터 공장을 다시 돌리고 있다. 한국GM도 17~18일 부평1공장을 세웠다가 19일 재개했다. 모두 적잖은 기간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여전히 부품 수급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다.
중국 부품공장의 가동률이 문제다. 현대기아차 협력사 40개 중 38개사가 가동 중이지만 현지 직원들의 출근율이 워낙 낮다. 완성차업계는 중국 공장들의 와이어링하니스(배선뭉치) 생산율을 평시의 10% 정도로 보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2~3차 협력업체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은 산업 밸류체인이 막힌다는 의미다. 부품 공급이 경색되면 자금순환이 막힐 수밖에 없다. 중견중소기업들에게는 큰 타격이다.
상황을 보는 완성차업체들의 속내도 복잡하다. 와이어링하니스는 복잡한 수작업을 요하는 제품이지만 특별한 생산기술이 필요하진 않다. 국내나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새로 개척하기 어렵지 않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새로운 부품 생산라인을 까는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공장을 짓고 인력을 구성하는 동안 부품 공급이 재개될 경우 공 돈을 쓴 셈이 된다. 공장이 가동된다 하더라도 높은 국내 인건비, 중국 대비 먼 동남아 국가 발 운송비 등이 모두 허들로 작용한다.
와이어링하니스는 또 차 한 대에 4~5개 뭉치가 들어가며 부피가 상당히 큰 부품이다. 생산비용과 물류비용이 늘어날 경우 기업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자동차값에도 반영될 수 있다. 재고가 늘어날 경우 재고 보관비용도 부담이 된다.
완성차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공급선을 개척하는 것보다 코로나19 중국 현지 상황이 정상화되기를 기다리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차질을 빚고 있는 부품 공급이 전면 재개되면 특근 등으로 최대한 생산량 부족분을 만회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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