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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스타벅스, 텀블러로 한해 버는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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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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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매장에서 음료· 음식·MD 등 방탄소년단과 컬래버레이션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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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비싼 걸 누가 살까 했는데 벌써 집에 3개나 있어요."

직장인 유모씨(31)는 스타벅스에 가면 MD(기획상품) 진열대를 지나치지 못한다. 음료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진열대에 놓인 텀블러를 구경하다보면 구매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유씨는 "이미 집에 진열된 텀블러도 안쓰는데 새로운 디자인이 나오면 괜히 사고싶은 충동이 든다"고 말했다.

한때 수집가의 전유물로 여겨진 스타벅스 텀블러는 이제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음료용기가 됐다. 새 한정판이 나올 때마다 새벽줄서기·품절대란·매점매석이 이어지던 기존 인기에 더해 일회용품 규제 정책과 친환경 소비 증가로 텀블러 사용 문화가 빠르게 정착한 결과다.


'커피공룡' 스타벅스, 텀블러 시장서도 매출 1위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 최대 텀블러 판매처다. 지난해 텀블러 등 MD로 벌어들인 매출만 1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MD에는 다이어리, 파우치, 열쇠고리 등도 있지만 텀블러 등 음료용기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텀블러 등 MD 매출은 매년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체 매출의 8~10% 정도"라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8696억원이다. 이중 MD 매출이 8~10%라면 스타벅스가 텀블러 등 MD로 벌어들인 돈은 1496억~1870억원에 달한다.

이는 텀블러 제조·판매 업계 중 최대 규모다. 스타벅스의 MD 매출은 국내 최대 텀블러 제조업체인 락앤락의 국내 음료용기 매출액 193억원의 8~10배 규모다. 락앤락의 국내 전체 매출액(1193억원)보다도 높다. 락앤락과 텀블러 제조업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계 기업 '써모스코리아'의 지난해 전체 매출 269억보다는 5.5배 이상 큰 규모다.

스타벅스 외에 국내 상위 5개 커피전문점(투썸플레이스·이디야커피·할리스커피·커피빈·빽다방)도 해마다 MD 매출이 늘고 있지만 스타벅스와 비교할 규모는 아니다. 5개 커피전문점의 지난해 매출은 1600억~6000억원 규모이며 이중 MD 매출은 10%도 되지 않는다.


텀블러계 '명품'…한국만 비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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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훈민정음 텀블러 / 사진제공=스타벅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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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텀블러의 비싼 가격도 매출에 한몫한다. 스타벅스 텀블러 가격은 소재·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만원 후반대에서 3만원 후반대다. 음료용기 전체 가격 범위를 보면 1만원대 머그컵부터 5만원을 넘는 보온병도 있다.

반면 락앤락 텀블러 가격은 보통 1만원 중반~2만원 중반대로 스타벅스의 절반 수준이다. 용량이 큰 음료용기 제품도 4만원 초반대 위로 올라가지 않는다. 써모스코리아 제품도 온라인에서 2만~3만원대에 살 수 있다. 스타벅스 다음으로 잘 팔리는 커피빈 텀블러는 인기제품인 '아령텀블러'가 3만1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나머지 제품은 1만6000~2만4000원에 판매한다.

2016년에는 스타벅스가 봄 한정판으로 출시한 '벚꽃 MD' 일부 품목이 비슷한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돼 폭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써모스코리아가 2만원대에 판매하는 기존 제품이 스타벅스코리아의 디자인을 입자 가격이 4만원 후반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텀블러 가격은 한국지사만 비싼 것은 아니다. 스타벅스 텀블러 해외직구족이 많이 찾는 일본지사 텀블러 가격도 1800엔~4500엔(약 2만~49000원) 정도다. 미국은 주마다 세금이 달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스타벅스 전 세계 1호점인 시애틀점 기준 15~40달러(18000~47000원) 수준이다. 태국 스타벅스 텀블러도 440~1150바트(17000~44000원) 정도로 우리나라와 큰 차이는 없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전세계 스타벅스 중 미국 본사를 제외하고 디자인팀을 따로 갖춘 유일한 나라로 디자인에 차별화를 두고 있다"라며 "텀블러뿐 아니라 음료, 푸드등 모든 제품 가격은 지역적 상황이나 여러 비용 등을 반영해서 정한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텀블러, 수집품에서 생활필수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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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이달 7일 출시한 밸런타인데이 MD /사진제공=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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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텀블러 매출은 텀블러 시장 성장 흐름과 스타벅스 매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MD 매출도 전체 매출 성장률(22.8%)과 비슷한 수준인 20%대 성장률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텀블러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달한다.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의 지난해 텀블러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약 10% 상승했다. 정부의 일회용컵 규제가 시행된 2018년 8월 이후 1년 동안 판매된 텀블러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대폭 늘기도 했다.

텀블러 업계 관계자는 "2018년부터 시행된 카페 내 일회용컵 금지 정책이 빠르게 자리잡고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텀블러가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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