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경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일본 경제는 경기침체가 거의 확실시 되는 등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경제적 충격에 휩싸여 있다면서 본격적인 충격은 이제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초중반만 해도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간에 타결된 '1단계 무역합의' 기대감으로 올해 밝은 전망을 갖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이에따른 불확실성이 급반전을 몰고 왔다.
태국, 필리핀 등 일부 중앙은행들이 이미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싱가포르는 이날 특별재정 투입을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이날 보건분야 재정수요와 기업·가계 보조금을 위해 64억싱가포르달러 규모의 특별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 경제가 중국과 교역,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 경제는 코로나19가 이슈로 떠오르기 전인 지난해 4·4분기 소비세 인상 여파로 이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기준 마이너스(-)6.3%를 기록한 터라 올 1·4분기에 덮친 코로나19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더하면 경기침체가 거의 확실시 된다. 경기침체는 통상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일컫는다.
제조업을 비롯한 기업활동은 2003년 사스 당시 흐름을 감안할 때 사태가 안정이 되면 곧바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아시아 경제에서 제조업과 함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업이다.
사스에 비해 코로나19가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관광산업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스는 2003년 약 8000명을 감염시켰고, 사망자 수는 800명에 못미쳤다. 반면 코로나19는 사스에 비해 덜 치명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전세계적으로 감염자 수가 7만3000명을 웃돌고, 사망자 수도 1870여명에 이른다.
중국은 감염확산 우려로 광저우 무역박람회와 베이징 모터쇼를 취소했고, 태국·싱가포르 등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들의 관광객 입국은 급감하고 있다.
이때문에 중국 경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 1·4분기 한자리수 초반대, 일부에서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하고 있고, 일본 경제는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셀 틸리언트는 일본 경제가 안고 있는 "최대 불확실성은 소비자들의 지출이 급감하느냐 여부"라면서 "소비자들이 상점을 들르거나 외식을 꺼리게 되면 소비지출이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틸리언트는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제조업 정상가동도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지난주 상하이 미 상공회의소가 양츠강 산업단지 기업들 109곳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약 80%가 완전가동을 위한 충분한 인력이 없다고 답했고, 3분의1은 운송이 최대 걱정거리라고 답했다.
또 3분의2 이상은 이미 공장이 가동되고는 있지만 검역과 정부 승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후폭풍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 시작했다.
대안언론 액시오스에 따르면 구겐하임 인베스트먼츠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코트 마이너드는 분석노트에서 코로나19가 "결국 매우 좋지 않게 끝날 것"이라며 "지금껏 이렇게 미친듯한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했던 유명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도 충격이 예상보다 길 것으로 우려했다. 그랜트 손튼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웡크는 트위터에서 "2차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들을 감안할 때 중국발 충격은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갈 것"이라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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