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사진 오른쪽)이 18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에버그린을 찾아 이승환 에버그린 대표(왼쪽)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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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게 제일 좋았겠지만, 이제는 국가와 민간이 힘을 합쳐서 극복하고 있다. (마스크 재고를) 남기지 않고 모두 공급하겠다." (이승환 에버그린 대표)
코로나19 위기 속에 '착한 마스크 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KF(Korea Filter) 마스크 품질 규격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신뢰를 받으면서 K브랜드의 높은 위상을 이어갈 또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버그린은 1996년 설립 이후 순수 국내 기술과 자본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마스크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세계 5대 국가(미국, 유럽, 호주ㆍ뉴질랜드, 일본, 중국)로부터 글로벌 인증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자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중국 진출 국내 기업에 마스크를 선제적으로 공급해 주목받았다. 앞서 중국 산둥성 등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의 협력업체 공장은 '마스크 부족'으로 가동을 멈출 위기에 처했다가 에버그린의 마스크 공급으로 중국 정부의 공장가동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18일 오후 에버그린 본사를 찾아 감사패를 전달한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마스크 부족을 겪은 중국 산둥성의 와이어링 하네스 공장 3곳이 가동을 멈추면 한국에 있는 완제품 공장도 서게 되는 연쇄 효과가 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어려울때일수록 같이 살아가는 정신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에버그린에 직접 감사를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4년간 마스크를 생산하면서 품귀 현상을 8번 정도 겪어봤지만 강도가 가장 강한 것은 지금"이라며 "이익을 많이 안 남기자는 경영을 이어왔고 특히 이번처럼 '좋은 일'을 할 때는 옛날 가격으로 파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에버그린은 최근에는 마스크 100만개를 마진이 거의 없이 1000원에 판매하는 공영홈쇼핑에 제공해 어르신이나 취약계층에 골고루 전달되도록 도왔다. 현재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아파트형 공장은 24시간 풀가동하며 매일 마스크 20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에는 하루 10만장을 생산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
이 대표는 "현재는 '전시상황'이라 안양 공장을 2교대로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지만, 사태 수습이 어느 정도 끝나면 다음 달 중에는 미리 지어둔 경기도 의왕시의 '스마트공장'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버그린에 따르면 최근에는 미국의 월마트와 H마트에서도 연간 계약 제의가 들어왔다고도 한다.
이 대표는 "식약처에서 KF 인증을 통해 마스크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건 우리나라 뿐"이라며 "선전을 안 해도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KF94 마스크만 찾는다.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제안이 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KF94는 식약처가 부여하는 우리나라의 마스크 인증 규격으로, 미세과립의 94%를 걸러준다는 의미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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