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2900여명 하선…감염자만 452명
일본 ‘오염지역’·‘특별입국절차’ 비적용 지역…유증상자도 입국 가능
“크루즈 승객 입국금지 태국·싱가포르 선례 따라 국내도 선조치 필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연합] |
이들은 관광객들이어서 국내 입국할 경우 다중시설 이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다 최소 가족단위 또는 소그룹 이상의 규모화 이동이 유력하다는 점에서 집단 전염 우려가 큰 상황이다.
1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고 있는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 진담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받은 승선객 2900여명이 이날부터 대거 하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크루즈에는 승객 2666명, 승무원 1045명 등 총 3711명이 타고 있었고, 17일 기준으로 감염자 452명이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미국 국적자 338명은 전세기편으로 귀국해 현재는 2900여명이 남아 있다.
문제는 배에서 내리는 승선자들은 일단 진단검사에서 ‘음성’인 대상자로 한정되지만 ‘바이러스 배양의 온상’과 같았던 크루즈선에 장기간 머물렀기 때문에 잠복기 등을 고려할 경우 ‘비감염’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크루즈 탑승 당시에 음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무증상 감염 기간에는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어 음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일본 여행자의 국내 입국을 제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크루즈 승객의 한국행을 막을 방법이 없다. 또 일본을 ‘오염지역’으로 정하지도 않았고, 국내 연락처가 확인되지 않으면 입국을 금지하는 ‘특별입국절차’도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입국이 자유롭고, 의심증상자도 들어올 수 있다. 이들 중 일부라도 한국으로 입국할 경우 현행 감시망으로는 관리가 불가능해 방역당국으로서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에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이 하선 후 국내 입국 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크루즈선 승객의 입국 시 항공사 판단으로 탑승을 거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 우려가 있는 탑승객에 항공권 발권 제한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태국과 싱가포르 등은 캄보디아에 정박 중인 웨스테르담호 탑승자에 대해 입국 금지를 방침을 밝혔다. 이 배에 탔던 미국인 한명이 환자로 확인되면서, 다른 승객에게 이미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항공사들은 크루즈 탑승자에게 14일간은 비행기 탑승권을 발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이런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 명단을 사전에 확보해야 하는데 일본이 공유해줄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이 유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국제적 공조”라면서 “크루즈에 탔던 사람들 명단을 확보하고 관련 정보를 출입국 관리 과정에서 활용하지 않는 한 이들의 한국 입국을 막는 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 전원에 대한 검체 채취를 마쳤고, 음성 판정자에 대해서는 19일부터 하선을 허락할 예정이며, 하선 완료 시점은 21일이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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