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펴낸 보고서에서 “삼성생명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지배주주 순이익이 6억원에 불과해 우리가 추정한 432억원이나 시장 전망치인 563억원을 밑돌았다”며 “이는 변액 보증 준비금의 대규모 적립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변액보험의 보증 손실액(보증 수수료 포함)을 239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변액보험은 보험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 일부를 특별 계정으로 분류해 주식·채권·펀드 등에 투자하고 투자 이익을 얻는 보험 상품이다. 투자 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지 환급금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현행 규정상 보험사는 변액보험의 투자 실적과 관계없이 계약자에게 약속한 최저 수준의 보험금(납입 보험료 원금과 사망 보험금 등)을 돌려주기 위한 보증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시장 금리가 계속 내리며 보험사의 투자 수익률이 낮아져 향후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준비금 적립이 파생 상품 헤지 손익으로 이어져 투자 이익률도 2.5%로 전 분기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고 짚었다.
삼성생명의 작년 4분기 ‘사차익’도 159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6% 감소했다. 사차익은 보험사가 향후 계약자에게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 보험금에서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을 뺀 보험 운용 마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사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해 계약자로부터 많은 보험료를 받았다가 실제 사망률이 이보다 낮으면 회사가 이익을 얻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의료비 보험금 청구가 계속 늘면서 사차익도 악화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하락에 따른 이차익 감소, 실손보험 수지 악화로 인한 사차익 부진 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의 비차익이 전년 대비 25.8% 증가한 8080억원을 기록했다고 정 연구원은 덧붙였다. 비차익은 보험사가 지출한 실제 사업비에서 예정 사업비를 뺀 것이다. 비차익이 늘었다는 것은 회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뜻이다.
정 연구원은 “올해 금리 환경 개선 없이는 성장이 어렵겠지만, 투자 목적의 부동산 매각 등 비이자 수익 실현과 비용 절감 노력을 바탕으로 삼성생명은 경쟁사보다 양호한 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며 “특히 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 상승 덕분에 내재가치(EV)가 2018년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난 36조5000억원에 달해 주가 하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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