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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영역은 넓히고 경계는 허물고"…최연소 리서치센터장의 새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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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신임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9년 만의 센터장 교체…現업계 최연소 센터장

'리서치센터 역할은 과거보다 커져'…조직 보강 집중

"'매크로만 잘 할 것'이란 오해는 금물…후배 귀감 되고파"

[이데일리 이슬기 고준혁 기자] 그를 수식하는 언어는 다양하다. ‘9년 만에 교체된 수장’에서 ‘업계 최연소 리서치센터장’까지. 하지만 그런 수식어 앞에서 그는 겸손했다. 그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센터장이 되고 싶다”는 그. 윤창용(43) 신한금융투자(신금투) 신임 리서치센터장을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신금투 본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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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윤창용 신임 리서치센터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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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내 ‘리서치센터 회의론’ 흉흉해도…“리서치 역할은 과거 이상”

신금투는 최근 9년 만에 리서치센터장을 교체했다. 9년에 이르는 양기인(57) 전임 센터장의 장기집권 시대를 끝낸 게 바로 윤 센터장이다. 오랜만에 바뀐 새 수장인 터라 업계의 관심이 높았는데, 전임자와는 14살 차이어서 더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현재 증권업계에서 가장 어린 센터장이다.

윤 센터장은 “조직이 왜 나를 택했는지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하고 나이가 많다 적다는 것도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저 내가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리서치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를 고민해 새 집을 짓고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실 윤 센터장이 집을 짓고 있는 토대는 그리 단단하지 않다. ‘애널리스트는 증권가의 꽃’이라는 말도 다 옛말이 된 시대에 리서치센터는 계속해서 그 입지를 좁힐 것을 종용당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그는 리서치센터가 해야 할 역할은 과거 이상으로 많아졌다고 자신한다. 단지 리서치센터에 대한 달라진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뿐이라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예전에는 리서치센터가 브로커리지 영업을 도우면서 생존했는데 홀세일시장 자체가 작아지면서 수수료도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리서치센터가 비용부서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애널리스트도 많이 떠났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투자은행(IB) 부문 등 증권사 내 투자 풀은 더 넓어지고 있고, 이를 위한 리서치는 뒷받침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리서치센터가 해야 할 역할은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리서치센터를 만들기 위해 제일 먼저 한 것이 부서 개편이다. 리서치센터가 커버해야 할 영역은 넓히고 산업 간의 경계는 허물었다. 자동차와 2차전지 등을 한 섹터로 묶는 식으로 산업 간 경계선을 허물되 연관성을 높였고, 크레딧 뿐만 아니라 대체투자 영역까지 보폭을 넓혔다.

특히 그는 “인하우스 리서치가 늘어나고 있는데 기존의 리서치센터와 서로 장단이 있다”며 “IB가 리서치를 하면 딜에 대해 리서치를 하기 때문에 법률적 내용까지 파고 들어가는 깊은 리서치를 하지만, 우리는 깊지 않아도 시장의 쏠림이나 산업의 동향 등을 판단해서 보완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보고서 쓰고 싶지만 녹록잖아…후배 귀감 되고파”

보통 거시경제를 다루던 애널리스트라고 하면 개별 산업들, 즉 미시경제엔 약할 것이라는 편견이 많다. 오래 매크로를 봐 온 윤 센터장을 둘러싼 세간의 시선도 그랬다. 윤 센터장은 자신이 탑다운(Top-down)형 분석에 강점이 있는 게 사실이나 바텀업(Bottom-up)에도 자신이 있다고 피력했다.

윤 센터장은 “매크로를 보긴 하지만 한국은행이나 KDI와는 달리 영리기관인 증권사에서 봐 왔기 때문에 매크로를 분석하더라도 결국 금리나 주가가 어떻게 되느냐 등 항상 자산가격 얘기로 끝맺어야 했다”며 “그래서 산업쪽 얘기에 많은 귀를 기울여 왔고 미시와 거시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신경 써 왔기 때문에 ‘탑다운만 잘한다’는 얘기는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일선 애널리스트에서 관리직으로 올라선 지 약 한 달 반째. 센터장직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 중인 그다.

윤 센터장은 “애널리스트 때는 센터장이 뭘 할까 궁금하고 그랬었는데 직접 해보니까 만만치가 않더라”며 “직접 보고서를 쓸 생각도 있지만 지금으로썬 당장 쉽지 않고, 그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센터장이 되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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