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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그래도, 돈은 중국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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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시(政策市).'

요즘 중국 증시를 전망할 때 글로벌 증권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중국 증시는 국가 정책에 따라 크게 움직이는 정책 시장의 모습을 보인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증시에서 차지하는 정부의 입김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경제 충격이 우려되자, 중국 정부가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기 유동성 공급, 지방 특별채 발행 조기 승인 등 다양한 정책이 나왔고, 17일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정책자금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금리 인하로 정책시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면서 17일 상하이 지수는 장중 2% 넘게 급등하는 강세를 보였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주년인 2021년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안착'을 선언하려고 올해 5.6%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자금도 중국 증시로 향하고 있다. 17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월 3~14일 기준 중국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약 5조84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과 대만의 외국인 유입 자금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신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기술주 위주의 창업판 상장사들의 2년 연속 흑자 달성 요건을 취소해주는 등 재융자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있다"면서 "선전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고 자금 조달이 시급한 정보기술(IT), 통신, 헬스케어 등과 같은 신(新)성장 산업이 직접적인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자금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올해 선전거래소에 투자하는 상품의 성과가 돋보인다. 국내에선 삼성운용과 한화운용이 선전거래소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취급하고 있는데, 올 들어 1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중국 펀드의 수익률 평균은 0.1%에 불과하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풀고 있는 유동성이 중소형주나 성장주 쪽으로 이동하면서 성과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도 "선전 거래소에는 온라인게임, 온라인쇼핑, 온라인교육, 플랫폼, 헬스케어 등 신경제 업종이 많이 상장되어 있는데, 수급이 좋아진 데다 지난 5년간 옥석 가리기도 많이 진행되어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div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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