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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50% "극단선택 생각해봤다"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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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0명 중 1명꼴 극단적 선택 시도

일반인의 3배 이상…정신건강 고위험

아동·청소년 삶의 질 하위 15퍼센타일

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가습기살균제사건 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정 대상 첫 조사결과 발표에서 피해자 서영철 씨가 산소 튜브를 착용하고 발언하고 있다. 2020.02.18.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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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극심한 신체·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절반이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고, 10명 중 1명 꼴로 실제 시도할 만큼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우울증, 불안장애, 극단적 선택 위험 등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이후 드러난 피해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들이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성인 피해자 중 72%가 우울과 의욕저하, 불안, 긴장을 호소했다. 불면을 겪는 비율이 66%, 분노가 치밀어오른다는 비율이 64.5%에 달하는가 하면 죄책감과 자책(62.6%), 소진 및 탈진(37.9%)을 겪는 피해자도 상당수로 집계됐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이 49.4%, 실제로 이를 시도한 비율이 11%로 일반 인구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매우 심각한 정신건강 고위험 상황으로 나타났다고 특조위는 전했다.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도 상황은 유사했다.

병원 진단 유무와 관계없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발생 또는 악화됐다고 호소한 정신건강 문제는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44.4%), 불안 및 긴장(42.5%), 분노(36.2%), 우울 및 의욕저하(34.3%) 등이다.

이와 함께 15.9%의 아동·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고, 4.4%가 이를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한 아동·청소년 중 3.9%는 정신 건강 문제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특히 "아동·청소년 건강 관련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일반 아동·청소년 기준 대비 하위 15퍼센타일에 속하는 군이 신체건강 67.2%, 정신건강 55.1%, 친구관계 73.4%, 자율성과 부모관계 62.3%로 나타났다"며 "과반수 이상의 아동이 행복한 삶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고 했다.

응답자들은 이 외에도 피해 인정여부와 관계 없이 안과·위염 및 궤양·심혈관계·내분비계·신장·신경계 등 다양한 질환을 호소했다. 성인의 경우 폐질환을 겪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83%(아동 84.1%), 비질환을 겪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71%(아동 86.5%)에 달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가습기살균제사건 특별조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정 대상 첫 조사결과 발표에서 조사를 맡은 한국역학회 회장 김동현 한림의대 사회의학 교수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02.18.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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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는 "현 정부 기준 피해 인정이 되는 질환의 종류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피해 인정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습기살균제 노출 건강피해를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정의하고 통합치료지원센터를 구축해 전 생애적 피해에 대응해야 한다"며 "피해자 범위 규정, 인과관계 입증책임, 배보상 규모와 절차 현실화를 실현하도록 현행 특별법도 즉각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역학회가 지난해 6월13일부터 12월20일까지 전체 가습기살균제 피해 4953가구 중 1152가구 및 전체 피해자 6590명 중 873명을 상대로 온라인·우편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와 함께 198가구를 대상으로 심층·심화조사도 병행됐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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