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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닷새 만에 구멍난 '조현아 연합'…이사 후보 추가 이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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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이사 후보 사퇴

주주제안 측 후보 추가 이탈 시 경쟁력 ↓

뉴시스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이른바 '3자 주주연합'이 내세운 한진칼 이사 후보 8명 중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히 김 전 상무는 한진칼 쪽에는 직접 서신을 보내 사퇴 의사를 밝히는 한편, 주주연합 측에는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연합이 주주 제안을 통해 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한지 5일 만에 김 전 상무가 사퇴하면서, 다른 후보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과 주주연합 측의 대응 방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한진칼에 따르면 지난 13일 주주연합의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된 김치훈 전 상무는 한진칼 측에 직접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상무는 과거 대한항공 본사에서 근무하며 런던공항지점장을 맡았고, 2006년부터는 8년 간 한진그룹 계열사 한국공항에서 상무를 지냈던 인물이다.

김 전 상무는 전날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서신을 보내 "3자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김 전 상무가 한진칼에는 서신까지 보내며 사퇴 의사를 알렸지만, 주주연합 측은 이를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주주연합 측은 김 전 상무가 한진그룹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자는 취지에 공감해 함께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연합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로부터 사퇴에 대한 의사를 전해들은 바가 없다"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상호 간의 동의를 통해 사내이사 후보로 선정됐는데, 김 후보가 어떤 심경 변화가 있었던 것인지는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를 선정한 이후에 주주제안에 달라진 내용은 없다"라며 김 전 후보와 의견이 충돌한 적도 없다고 부연했다.

재계에서는 주주제안 측이 사내·외 이사 후보를 공개한 이후 김 전 상무가 심적 부담을 크게 느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김 전 상무가 한진그룹에서 일했던 인물인데 돌연 한진그룹을 등지고 주주연합 측과 손잡은 배경이 주목받았으며, 한진그룹 소속 노조들은 잇달아 주주연합을 비판하는 반대 성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과거 한진그룹에서 함께 일했던 옛 동료들이 김 전 상무를 설득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한진그룹 측은 "김 전 상무의 후보 사퇴에 대한 배경은 아직 알지 못한다"라고만 전했다.

김 전 상무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주주연합 측은 항공업 경험을 지닌 이사 후보를 잃게 됐다. 지난주로 한진칼 주주제안 시한도 끝나 새로운 이사 후보를 추가할 수도 없다.

앞서 주주연합은 지난 13일 김 전 상무를 비롯해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등을 사내이사 및 기타 비상무이사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을 후보에 올렸다.

김 전 상무의 후보 사퇴에 따라 주주연합 입장에서는 남은 이사 후보들의 이탈을 막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 발표 닷새 만에 항공업 경험을 지닌 사내이사 후보 1명이 빠지면서, 주주연합 측 전문경영인 후보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진정성도 의심받게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후보가 이탈을 선언하면 주주연합은 더 수세에 몰리게 된다. 조원태 회장 중심의 현 경영진 체제에 맞서 내실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명분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치훈 전 상무가 후보 사퇴를 발표하면서 주주연합 쪽이 크게 한 방을 맞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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