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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與와 일대일”…3년 만의 보수통합,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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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판도변화 주목 / 친이·안철수계·청년정당·재야 가세 / 현역의원 잇단 불출마 선언 힘 실어 / 태극기 세력과 관계설정 여부도 관심 / ‘출범식 불참’ 유승민과 실질적 화합 / 개혁공천 성패 따라 향후 행보 좌우 / 탈퇴 선언한 장기표 다시 합류 불구 / 범여권 “도로 새누리당” 평가 절하

세계일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연합뉴스


17일 닻을 올린 미래통합당(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통합 세력들 간의 화학적 결합, 인적 쇄신, 중도로의 외연 확장 등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특히 이날 출범식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과의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도 개혁 진영을 대표하는 유 의원의 동참 여부는 향후 이뤄질 ‘개혁 공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태극기 세력’과의 관계 정립 문제와 연결돼 있다.

이날 통합당 창당대회 직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외연 확대’와 ‘쇄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쏟아졌다. ‘옛 안철수계’로 과거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했던 김영환 최고위원은 “진중권·임미리 교수가 ‘민주당 빼고’를 말하면서 왜 ‘통합당 찍고’를 말하지 않는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며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일을 해볼까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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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당원들과 함께…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운데)와 청년 당원들이 1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서 당 강령을 낭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 3개 원내정당에 옛 친이(친이명박)계 재야인사와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 옛 안철수계 인사들, 일부 청년정당 등으로 구성됐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방향 등에 대한 이견으로 통합준비위원회 탈퇴를 선언했던 장기표 통준위 공동위원장 등도 이날 다시 합류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주축이 되고, 일부 중도·진보 세력이 가세한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신당의 지도부와 공관위가 한국당의 기존 체제를 기반으로 일부 확대하는 선에서 그친 점 등을 들며 ‘사실상 한국당의 흡수통합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과 중도층을 포섭하기 위해서는 새보수당의 실질적 리더이자 상징적 인물인 유 의원과의 ‘실질적 화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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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은 지난 9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 재건 3원칙을 말했을 때 약속했던 대로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면서 사실상 ‘모든 것’을 내려놨다. 다만 공천에 대해서는 “‘도로 친박(친박근혜)당, 도로 친이(친이명박)당이 될지 모른다’는 국민의 우려를 말끔히 떨쳐버리는 공천, 감동과 신선을 줄 수 있는 공천이 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 공천이 이뤄져야 통합당에 참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한국당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개혁 공천의 공간은 조금씩 열리고 있다. 김성태(3선), 박인숙(재선) 등 수도권 의원들에 이어 울산의 정갑윤(5선) 의원이 이날 불출마 선언을 했다. 부산 서동구를 지역구로 둔 유기준(4선) 의원도 현 지역구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된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지역 등에 대한 면접이 이번주 진행되는 만큼 추가적인 불출마 선언은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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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 ‘태극기 세력’과의 관계 설정은 난제 중의 난제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이날 통합당 출범에 대해 “많은 우파 국민은 환영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통합이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혹평하면서도 조건부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의원과 한국당 김무성·홍준표 전 대표, 김성태·권성동 의원을 ‘탄핵 5적’으로 지칭하며 “그들이 깨끗하게 정계를 은퇴하면 한국당과 조건 없이 선거연대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중 유 의원, 김 전 대표, 김성태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통합당 출범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통합당 출범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의미있는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안철수의 국민의당 등장으로 민주당 표가 잠식될 가능성 커졌다. 비록 대통합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총선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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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정병국, 이언주 의원, 장기표 통합신당준비위원회 위원장 등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에서 손을 맞잡고 버튼을 누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김 교수는 “일단 혁신의 새집을 지었으니까 공천으로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새로운 인물이 통합당에 얼마나 충원되는지가 관건”이라면서 “확실한 물갈이 없이는 혁신에 대한 공감 정도가 낮아질 수 있다. 그동안 막말 논란을 일으켰던 의원들과 강성 친박 의원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번 통합은 미완의 통합이자 진정성이 빠진 통합”이라면서 “중도 확장성이라는 애초의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탄핵과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한 데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한국당 위주의 통합이 이뤄진 것이 방증”이라면서 “유승민 의원과 같이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인사를 내세워 더 주도적인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은 ‘도로 새누리당’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돌고 돌아 결국 도로 새누리당을 선택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제1야당엔 새 인물도 새 비전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혜진·김민순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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