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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5 (월)

대북 전단 안막는 정부에 지역주민 "윤석열 집무실이 연천이면 이러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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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북한의 오물 풍선이 남한으로 날아오는데도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협'이 아니라며 전단 살포를 제지하지 않는 가운데, 남북 접경지역인 연천에 거주하는 주민은 대통령 집무실이 연천에 있다면 이런 정치를 할까 싶다면서 남북 간 긴장의 원인이 되고 있는 대북 전단 살포를 제지해달라고 호소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윤후덕‧이재정‧이용선‧이재강‧부승찬 국회의원 및 조국혁신당 김준형 국회의원과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가 공동 주최하고 참여연대가 주관한 '윤석열 정부 대북전단 대응 문제점과 해결 방안' 긴급좌담회가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연천 주민 오명춘(62) 씨는 "대북 방송을 하거나 전단 날리는 것 별로 효과 없다. 효과 없는 행위를 하면서 우리 같은 사람들 (안전은) 상관 없다고 하는데, 군 통수권자의 관저, 집무실, 지하 벙커 등을 연천에 옮겨 놓으면 이런 정치를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좀 울분이 든다"라고 말했다.

연천에서 나고 자라 현재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오 씨는 대북 전단 살포로 촉발된 현재 남북 간 긴장 상황과 관련 "많은 분들이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한다고 하시는데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대단한 공포라고 하는 게 맞다"며 체감하는 위기의 수준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부인은 작은 가게를 하나 하는데 고객의 70%가 군인이다. 그런데 이번에 풍선 내려오면서 영외 거주자들도 다 대기 명령 걸리고 병사들 외출‧외박도 제한됐다. 이러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남북 간) 상황이 악화되면 경제가 마비된다"라고 전했다.

오 씨는 "남북이 휴전 상태라서 직접적 공격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아파트에서도 소음공해로 싸움이 나는데 휴전 상태에서 이러는 것(전단 살포)은 직접적 공격"이라며 "그런 형태의 선전을 하고 싶으면 TV나 라디오, 유튜브 등으로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60 평생 살았던 곳에서 이사를 갈 수도 없지 않나"라며 "(북한에) 전단 날려 보내고 싶으시면 지역 허락은 받고 하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적어도 접경 지역에서는 허락하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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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대북전단 대응 문제점과 해결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연천 주민 오명춘 씨가 발언하고 있다.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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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동두천 주민 노주현 씨는 "자식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학부모들과 만나 이야기해보면 여러 군대 이슈들이 많은 상황에서 아들을 군대에 보낼 수 있겠냐고 한다"라며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당면하고 있는 문제라 하루에 한 번은 이런 이야기들이 화두가 된다"라고 접경지역 주민들의 상황을 전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안재영 파주 헤이리마을 촌장은 "어렸을 때 기억해보면 삐라(전단)은 남북 모두 뿌렸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제가 삐라를 가장 많이 주운 사람일 것"이라며 "그런데 그 때는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출입을 막지는 않았다. 요즘은 남북관계 좀 나빠지면 바로 출입 금지되는데, 접경지역 주민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출입 금지"라고 말했다.

안 촌장은 "농사꾼은 어떤 상황에서도 농사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에게 출입을 금지시킨다는 것은 서서히 말라 죽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남북관계 악화로 인한 생계 위협이 접경지역 사람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존 길가에서, 또 배 안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국민들이 허무하게 죽어가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했던 정부에게 요구하고 싶다"라며 "제발 호들갑 떨지 말고 농민들을 농사짓게 그냥 놔두기만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안 촌장은 "정부의 호들갑스러운 출입 제한 조치들보다 접경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하루하루의 삶에 대한 생계가 더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 "탈북 주민들이 대북 전단 뿌린다고 보도하지 말아 달라. 그런 사람들은 아주 극소수다. 많은 탈북 주민들은 억울하지만 말도 못한다“라고 부탁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제지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9월 26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결정을 근거로 이를 사실상 무한정으로 용인하고 있다. 그런데 헌재는 당시 전단 살포를 '표현의 자유'의 범주에 넣긴 했지만 이를 무조건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헌재는 2020년 신설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전단 살포를 처벌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현행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에 따라 전단 살포 현장에서는 접경지역 주민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지 조치 등이 가능하다는 점, 또 전단 등 살포 이전에 관계 기관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오민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헌재 결정에 대해 "(전단 살포 처벌을 규정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의) 규정이 표현의 '방식'에 대한 제한에 해당되는 것인데도 (헌재가) 이를 표현의 '내용'에 대한 제한이라고 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것이 비판받을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으로 전단 살포를 방지할 수 있다는 헌재의 결정에 대해 "실제 대북 전단 살포가 이뤄졌을 때 경찰력이 어떻게 작용해 왔는가를 살펴보면 경찰이 사실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살포가 이뤄진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경찰 대응을 일관되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고 꼽았다.

그는 이어 "특히나 최근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 의지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부의 일관된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더라도 헌재 결정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서 초래됐던 국면들 및 살포 행위를 막아야 될 이유가 계속 반복적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입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한 채 사실상 표현의 자유가 마치 가장 최우선의 가치이고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것처럼, 전단 살포 행위가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하나의 수단인 것처럼 되면서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할 국가의 책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 그리고 남북 정상 간의 합의를 존중하고 지켜야 할 필요성이 모두 소거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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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전단 풍선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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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단 살포 제지를 위한 위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강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32명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전단 살포에 사전 신고를 규정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이 의원 개정안에는 "전단 등 살포행위를 하려는 사람은 관할 경찰서장 등에게 살포시간, 장소, 방법, 전단 등의 수량 등을 사전 신고"해야 하며 "관할 경찰서장은 전단 등 살포행위를 하려는 사람이 사전 신고 시 개별‧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여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나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 살포 금지를 통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통일부에 '접경지역주민안전보장위원회'를 두고 "전단 등 살포 전 해당 행위가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음을 승인받는 절차를 마련"하자는 안을 제안했다.

그는 "승인을 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 하지 않음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반영함과 동시에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장함으로써 국가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고 이같은 제안을 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태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은 전단 살포를 남북 간 교역 및 교류와 관련한 사항을 규정한 남북교류협력법에 적용시킬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소장은 "전단 살포를 무엇으로 볼지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반출‧반입의 승인)와 제20조(수송장비의 운행)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북 간 무엇인가를 반출하거나 반입할 때 검역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이 조항을 가지고 정부가 교류‧협력 단체들 모두 조사하고 있다. 하나라도 승인받지 않으면 벌금, 과태로 등도 때리고 있다"며 "그런데 전단에 대해서는 이 조항들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전단 살포 제지를 위한 법령 마련과 함께 전단에 대한 성격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북 전단을 '표현의 자유'로만 보기 어렵다. 중국의 풍선이 미국 상공에 나타났을 때 미국은 이를 안보상황으로 봤다. 평시에 다른 국가를 향해 풍선을 날리는 것은 심리전의 일환으로, 굉장히 예외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주도의 전단 살포에서 2008년부터 민간단체 주도로 바뀌는 상황에서 전단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세우지 못하면서 현 국면까지 오게 됐다"며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타인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프레임을 정확하게 설정해야한다. 표현의 자유와 안전, 평화권의 관리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정부에서 전단 살포를 제지한 적이 있었다면서 "이명박 정부 시절 2008년 12월 1건, 2012년 10월 2건, 박근혜 정부 2013년 5~6월 2건, 2014년 10월 1건, 2015년 4건, 2016년 1건 등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정부가 전단을 둘러싸고 혼동된 입장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NSC는 북한의 오물 풍선이 국민에 실제적 위협이된다고 했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협'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위협상황에 대한 인식, 개인자유와 국민 안전 사이의 문제, 대응조치 등에 대해 통일부와 경찰청, NSC 간 입장이 다르다. 적절성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며 " 확성기 방송 재개 외에 국민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대국민 안전조치 계획 발표가 없다"고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준형 의원은 "통일부와 경찰, NSC가 입장이 다르다고 하는데 일관적인 부분이 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과 적대적 공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군과 NSC는 (북한의 오물 풍선이) 위협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정부가 국내 통치력 떨어지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악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경찰이 NSC와 달리 실제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남한의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아야 적대적 공생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오물 풍선이 국민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북 전단 살포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5조 제1항과 정당방위 및 긴급피난을 규정하는 민법 제761조 제2항에 따라 제지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를 제지하려면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야 하는데, 윤 청장은 전단 살포를 제지하지 않기 위해 북한의 오물 풍선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남북 갈등에 유엔사령부 개입이 상당히 효과를 보고 있다. 국방부가 이를 수용해 확성기 방송을 2시간에 끝냈다"며 이번 국면에서 미국의 입김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내다봤다.

부 의원은 "'도발'이라는 개념이 정권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있데 도발은 명확히 군사적 조치가 필요한 것을 의미한다"며 "군사적 대응 조치가 필요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도발 개념을 사용하고 군사적으로 대응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도발 개념을 이용해 남북관계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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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10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방문차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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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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