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중국 매체, 코로나19 관련 시진핑 지시 공개…"비난 여론 의식한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KBS방송화면 캡처.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중국에서 최고 지도부를 향한 국민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중국 매체가 시진핑 국가주석이 일찌감치 코로나19 대처에 관한 지시를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15일 발행된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는 지난 2월 3일 진행된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이 한 연설 전문을 공개했다. 해당 연설에는 지난 1월 7일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이미 코로나19 대처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는 사실이 언급돼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공산당 핵심 지도부가 코로나19 대처 방안을 논의하려고 당시 회의를 연 것은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내용이다.

시 주석은 “우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병세 발생 이후, 1월 7일 나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폐렴 방어·통제 업무에 관한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1월 7일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코로나19에 관한 자세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때로, 당시 이 병은 막연히 ‘원인 불명 폐렴’, ‘우한 폐렴’ 등으로 불렸다.

의사 리원량의 폭로를 계기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원인 모를 폐렴이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당시 중국 당국은 사람 간 감염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적극적인 질병 통제보다는 사회 동요 방지를 막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에서 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들 간의 회의 내용은 간략히 결과만 관영 언론들을 통해 보도될 뿐, 자세한 내부 발언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 주석의 2월 3일 정치국 상무위원회 발언 전문이 관영 매체들을 통해 대대적으로 공개된 것이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다고 봤다.

정치 분석가인 우창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마치 질병 확산 예방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방어하고 설득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번 연설문 공개가 시 주석이 무거운 국내적, 외교적 압력을 받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 19 사태 확산으로 정부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처음으로 경고했다가 경찰에 불려가 고초를 겪은 의사 리원량이 지난 7일 사망한 이후부터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한편 중국 내 전체 사망자는 1500명, 누적 확진자 수는 6만 6000명을 넘어섰다.
melody@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