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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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무역금융펀드(플루도 TF-1호)에 대해 판매사들이 투자원금의 100%를 돌려주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데 은행들이 난감한 표정이다. 일부에선 은행 역시 사기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가혹한 처사라는 반응도 보인다.
16일 한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 관계자는 "불완전판매가 아닌 '사기'를 적용, 금융감독원이 판매사들이 사실상의 피해액 전액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고객은 물론 금감원과의 관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2018년 11월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손실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판매를 지속한 것을 중대한 투자자 '기망행위', 즉 사기로 본다. 이런 류의 사안에서는 사기 판단 주체는 법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당 펀드 총 투자액은 모두 2438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가 888억원을 팔았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697억원, 509억원어치 판매했다. 무역금융펀드는 전액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 계획대로라면 우리은행 등은 채권 등에 투자된 돈을 제외한 나머지 판매액 전액을 투자자에게 돌려준 뒤 라임이나 신한금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
그러나 민사소송 기간이 상당기간 소요될 뿐 더러 소송 상대로부터 원금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은행들은 단순 판매 대행만 수행했을 뿐 사기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금감원 조치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펀드 판매에 사기혐의를 적용했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며 "공동대응단 차원에서 불복 소송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사건 때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라는 금감원 조정에 적극 응했다. CEO(전문경영인) 징계 제재안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고 실행했지만 CEO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이 일이 학습효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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