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서을' 3선 김성태 불출마…박인숙은 '강남 3구' 현역 중 처음
새보수당 유승민 포함 보수진영서 16명 총선 앞두고 '기득권 내려놓기'
질의하는 박인숙 의원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동환 기자 = 4·15 총선을 두 달 앞둔 주말·휴일인 15∼16일 김성태, 박인숙 등 자유한국당 의원의 4·15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이들의 지역구는 모두 이번 총선에서 한국당의 '텃밭' 혹은 우세 지역으로 여겨지는 곳이어서 총선을 코앞에 두고 당의 쇄신·혁신을 위한 '기득권 내려놓기'에 앞장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16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낸시 펠로시, 버니 샌더스, 마이클 블룸버그처럼 나이 70을 훌쩍 넘어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 열정적으로 정치 활동을 지속하는 미국의 정치인같이 나이의 벽을 깬 모범적이고 바른말을 하고, 열정적인 여성 정치인이 되고자 혼신을 다해 의정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에서는 이런 것이 매우 어렵다고 판단됐고, 따라서 저는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견문을 읽는 도중 몇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1948년생으로 올해 72세이다.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을 역임한 의사 출신으로 서울 송파갑에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재선에 성공했다.
송파갑은 한국당이 15대 총선부터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지역구이다. 특히 한국당의 전통적 우세 지역인 '강남 3구'의 현역 의원 가운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박 의원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이날 회견 내용을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나 주변 의원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또 미래한국당 이적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3선 김성태, 총선 불출마 |
앞서 전날(15일)에는 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성태 의원이 "보수우파의 승리와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기로 결심했다"며 역시 불출마 결단을 알렸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강서을이다. 이곳은 한국당 입장에서 '텃밭'은 아니지만 김 의원이 내리 3선을 지낸 곳이라는 점에서 김 의원이 또 출마할 경우 '충분히 해볼 만한' 지역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한국당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지난달 19일 정종섭 의원 이후로 잠잠하다 28일 만에 나온 것이다. 더구나 김 의원과 박 의원은 둘 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면접 심사를 이미 마친 상태여서 당 내부에서는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을 놓고 당 내부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먼저 불출마를 선언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다는 게 당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들이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면서 한국당에서 총선 출마 뜻을 접은 의원은 김무성(6선), 한선교, 김정훈(이상 4선), 여상규, 김세연, 김영우, 김성태(이상 3선), 김도읍, 김성찬, 박인숙(이상 재선), 유민봉, 윤상직, 정종섭, 조훈현, 최연혜(이상 초선) 등 15명이 됐다. 여기에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까지 합하면 보수진영의 불출마 선언자는 16명이다.
중도·보수진영 통합체인 미래통합당이 17일 출범하고, 공천 심사가 계속되면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공관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더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면서 총선 승리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불출마 선언은 조금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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