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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진중권, 이낙연에 "위선적, 우아하게 '임미리 고발' 손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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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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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검찰 고발과 관련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밝힌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아주 우아하게 손을 씻으시죠?”라면서다.

진중권 전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낙연의 위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얼마 전에 제가 이렇게 썼죠? 문빠들이 임미리 교수 신상 털고 민주당 대신에 자기들이 고발하는 운동을 벌이는 모양이다”라며 “민주당에선 손 씻는 척 하는 사이에 밑의 애들에게 지저분한 일의 처리를 맡긴 격인데 저들은 이제까지 이런 수법으로 사람들의 입을 막아왔다”라고 적었다.

이어 “아니나 다를까. 지금 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민주당에서는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 일에서 손을 떼는 척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 광장시장에서 “오늘을 힘겨워하고 내일을 걱정하는 국민이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라며 “그러한 국민들의 고통과 염려에 대해 한없이 겸손한 자세로 공감하고 응답해야 하는 것이 저희의 기본적인 자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일하다 보면 긴장이 느슨해지거나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은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이 전 총리의 발언에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말, 임미리 교수에게 사과한다는 말도 안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 내용도 없는 저 빈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일단 민주당에서 임미리 교수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그를 고발한 것과 그를 안철수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서 깨끗이 사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지자들에게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민주당이 표방하는 가치이며, 임미리 교수를 고발한 ‘문빠’들의 행위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위협하는 행위니,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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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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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진 전 교수는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자기들이 처리하기에 남세스러운 일은 이렇게 아웃소싱해 왔다”며 “오랜 세뇌의 후유증으로, 굳이 시키지 않아도 맘에 안 드는 사람 야산에 대신 묻어 줄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의 모토, 들어 보셨을 것”이라며 ‘개싸움은 우리가 한다!’라는 극렬 민주당 지지자들의 행태를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에서 좌표를 찍어준 셈”이라며 “민주당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임미리 교수가 고발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일본 야쿠자와 자민당의 결탁 관계와도 비교했다. “일본 자민당과 야쿠자의 관계랄까? 일본의 우익들도 이런 방식으로 일본 특유의 우아한 공포정치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구체적 행동과 함께 발화되지 않는 한, 이낙연 후보의 저 발언은 역겨운 위선일 수밖에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낙연 전 총리의 화법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하여튼, 이 분(이 전 총리)이 이런 점잖은 표현법에 워낙 능숙하다”면서다. 그는 “국회 대정부질의 때 보셨을 겁니다. 멍청한 자한당(자유한국당) 의원들 말로 다 바보 만들었죠”라며 “그런데 이번엔 상대가 자한당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입니다. 그리고 수사학은 오직 진실을 바탕으로 할 때만 아름다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이번 일을 보니, 왠지 앞으로 남은 2년 반 동안 계속 이 분의 능란한 수사학과 싸워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라면서 “뭔 얘긴지 아실 겁니다. 수사학보다 강한 것이 있죠. 바로 정직과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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