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제’ 파괴력 / 선관위, 미래한국당 정당 등록 허용 / ‘미래통합당’ 창당땐 위성정당 돼 / 한국당 현 지지율 30% 흡수 땐 / 20석 이상 확보 핵심 변수 부상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월 5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오는 4·15 총선에 처음 도입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1당의 주인공을 결정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에 시행되는 연동형 비례제도는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거대 정당의 비례의석을 줄인 뒤 이를 군소정당에 나눠주는 게 핵심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정당 등록을 허용한 자유한국당의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기존 정당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제1당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합쳐지는 보수통합 신당(‘미래통합당’)이 창당되면 미래한국당은 이 당의 비례위성정당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한국당 비례 절반 획득 주목
이날 세계일보가 비례대표 연동의석 배분이 예상되는 미래한국당과 정의당, 호남신당, 안철수신당, 우리공화당의 득표율을 4가지 형태로 단순하게 설정한 뒤 시뮬레이션 한 결과, 미래한국당이 비례의석의 절반가량을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공직선거법에 따라 비례대표 47석은 30석(연동의석)에만 연동형 비례제가 적용되고 17석(병립석)은 원래처럼 정당 득표율대로 각 당에 분배된다. 세계일보는 각 당의 비례의석 규모를 대략적으로 가늠하기 위해 미래한국당의 정당 득표율을 20%, 30%로 각각 설정하고 나머지 4개 정당에도 각각 일괄적으로 3%, 5%를 적용했다. 민주당에는 정당득표율 40%(2월 10일~13일 T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 지지율, 상세 내용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를 부여한 뒤 지역구가 연동의석 할당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연동의석을 0으로 설정했다.
그 결과 미래한국당이 한국당의 현 지지율인 30%를 고스란히 흡수하면 4개 정당의 득표율이 3%일 때 18석, 5%일 때는 21석을 갖는다. 병립석은 다른 정당의 득표율와 관계없이 5석이다. 연동의석과 병립석을 더하면 각각 23석, 26석이 된다. 반면 병립석에서만 의석을 갖는 민주당은 7석에 그친다.
미래한국당 득표율이 20%, 나머지 정당이 3%라고 가정하면 미래한국당은 연동의석에서 18석을 챙긴다. 나머지 정당 의석이 5%이면 미래한국당 연동의석은 15석이다. 병립석은 두 경우 모두 3석으로 미래한국당 비례의석은 각각 18석, 21석이 된다. 미래한국당이 총선 이후 한국당과 합당하면 한국당의 비례의석은 현 16석보다 늘어나는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현 13석이 7석으로 확 줄어든다. 이번 총선에서 양당이 지역구에서 비등한 성적을 낸다면 제1당 지위와 국회의장 배출 정당이 개편된 선거제로 인해 갈리게 되는 것이다.
◆군소정당 3% 이상 득표가 관건
주요 변수는 한국당 지지자들이 당 지도부의 의도대로 제대로 분리 투표를 할지와 3% 이상 득표 정당이 얼마나 배출되느냐다. 한국당 지지율이 고스란히 미래한국당으로 옮겨갈지는 미지수다. 우리공화당과 전광훈 목사 등 소위 ‘아스팔트 우파’가 합세한 세력으로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의 전략공천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비례 봉쇄조항인 득표율 3% 이상을 얻은 정당이 대거 출현하면 미래한국당 의석이 작아지게 된다. 선관위에 따르면 13일 기준 선관위에 등록한 정당은 39개로 이 중 5개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난해 12월27일 이후 등록했다. 창당준비위원회 26개 중 17개도 연동형 비례제 도입 이후 설립됐다.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연동형 비례제 도입으로 인해 소수당의 정치 참여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 통합세력과 ‘아스팔트 우파’ 등이 선거를 완주할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제도 개편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정의당은 최근 지지율이 하락한 상태다. 현 지지율인 4.8%가 총선 성적표가 된다면 현 의석(6석)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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