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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아카데미 수상에 "미국 파괴" 망언한 美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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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오른 가운데 미국의 한 방송인이 봉 감독의 한국어 수상 소감 등을 거론하며 "이런 사람들은 미국을 파괴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본 게시글(아래)과 해명문(위) [사진 출처 = Jon Milller 트위터 캡처]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4관왕에 오른 가운데 미국의 한 방송인이 "이런 사람들은 미국을 파괴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 감독이 각본상을 수상하자 미국 BLAZE TV에서 'White House Brief'(백악관 브리핑)를 진행하는 호스트 존 밀러는 자신의 SNS 게시글을 통해 "봉준호라는 사람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1917'를 제치고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했다"며 "수상 소감은 '큰 영광이다. 감사하다'였다. 나머지 수상 소감은 한국어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은 미국을 파괴한다"고 덧붙였다.

존 밀러의 게시글이 올라오자 미국의 유명인들이 비판에 나섰다. 미국의 유명 가수 존 레전드는 답글을 통해 "이런 사람들은 돈을 받고 이런 바보같은 글을 쓰는 건가, 아니면 정말 재미로 쓰는 건가"라고 일갈했다. 예일대 하워드 포먼 교수도 "경쟁에 대한 두려움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아마 그는 욕조의 조그마한 물고기가 되고 싶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누리꾼들도 반발했다. 한 누리꾼은 "트럼프가 한국에 와서 영어로 연설하면 한국 파괴인가"(toki****)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미국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들이 이민자 출신임을 잊으면 안 된다"(내****)며 발언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존 밀러는 자신의 게시글에 대한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이런 사람들'이란 명백히 한국 사람들을 말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가 말한 '이런 사람들'은 "계급 갈등을 심화시키는 외국 영화에 상을 주는 할리우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존 밀러의 해명에도 비판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는 모양새다. 해명 글에는 "계급 갈등을 얘기한 척 하지 마라. 한국 이름과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거론하지 않았나"라면서 "당신의 트윗은 인종차별일 뿐이다"(Aure****)라는 댓글이 달렸다. 아울러 게시글에 대한 삭제 요구와 원색적인 비난까지 쇄도하며 논란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 감독의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최고 영예의 작품상까지 수상하며 주요 수상 부문 4관왕에 올랐다.

[디지털뉴스국 김형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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