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지난 4일 청와대 앞에서 4·15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4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던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10일 출마 의사를 접었다. 6일 만이다. 이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무도 나간다 하지 않아서 내가 롤모델을 제시한 거였다”며 “제1야당 대표가 나가겠다고 선언했으니 전임 당대표로서 내가 양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출마선언을 거둬들이며’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양보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해 출마 선언을 거둬들이겠다”고 밝혔다.
Q : 언제 결심을 굳혔나?
A : 어젯밤 마음을 굳혔다. 많이 괴로워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Q : 혼자 결정한 것인가?
A : 그 누구와도 대화하거나 만난 적도 없고, 정치적 타협·거래 전혀 없었다. 황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순간부터 나 혼자 고민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이 의원은 “어떤 상황이라도 끝까지 간다”고 완주 의사를 밝혔다. 당시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부분은 가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Q : 출마 선언도 힘든 결정 아니었나?
A : 종로에 (보수진영에서) 아무도 출마한다고 하지 않아서 내가 나간 거다. (황 대표가) 나간다 했는데 내가 나간 게 아니다. 자유우파 진영에서 한 사람은 나서서 민주당 후보랑 싸워야 한다는 모델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제는 후보가 둘이 돼 2대 1로 붙으면 당연히 갈라진 쪽이 지게 되기 때문에, 전임 당 대표의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왕 (사퇴)하는 거 시간 끌지 말자고 생각했다.
Q : 본인의 출마 선언이 황 대표 결심을 당겼다는 뜻인가?
A : 그런 부분까지 내가 생색내고 싶지 않다. (황 대표가 출마를) 안한다 해서 했을 뿐이고, 이제는 한다 해서 양보하는 것이다. 목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이다. 자유우파가 똘똘 뭉치는데 앞서서 모범을 보여야 지지자가 따를 것 아니냐. 그 외에는 고려하지 않았다.
Q : 종로로 이사하지 않았나?
A : 출마 선언한 날 익선동 원룸을 계약하고 주소를 옮겼고 다음 날 이사했다. 요즘 공실이 많아 방 구하기는 쉬웠다. 동네 분들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전라도에서 힘들고 어려운 선거 치른 거 아는데 왜 어려운 곳만 쫓아다니냐고 말해주셨다.
Q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통합 논의에 참여할 생각인가?
A : 통합을 고려한다, 안 한다를 떠나서 일절 다른 거를 생각할 여유가 지금은 없다. 이사하고 나서 새벽 4시부터 창신동·혜화동 누비면서 열정을 쏟다가 갑자기 출마를 거둬서 나로서도 황망하다. 사적인 부분은 묻어 두고 싶다.
2008년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에 당선된 이 의원은 2015년 재보궐과 2016년 20대에 전남 순천ㆍ곡성에서 당선됐다. 2016년 총선 이후 새누리당 대표에 선출됐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당대표에서 물러나 탈당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