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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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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방담] 신종 코로나에 총선 비상사태…속으로 웃는 현역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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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총선 영향은]

악수도 안 돼, 사람도 안 모여…

총선 예비후보들 선거 홍보 위축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시설인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 도착해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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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이후 5년 만에 또다시 전염병 공포가 우리 사회에 엄습한 것이다. 정부의 초기 대응이 미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입국 제한 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외교 문제 논란도 이어졌다. 가짜뉴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은 4월 총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부의 대응과 정치권 움직임 등을 알아보기 위해 본보 정치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가 늘어나자 정부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부처 간 업무조정을 담당하는 청와대나 총리실 분위기는 어땠나요.

마음은콩밭에(콩밭)= 신종 코로나 사태 초반엔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국민 공포는 커지고, 방역 구멍은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이 와중에 중국과의 외교도 살펴야 하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한 가지 사안을 놓고 부처별로 다른 말을 하거나, 발표했던 대책을 다시 주워 담는 일들이 있었죠. ‘도대체 컨트롤타워가 어디냐’는 질문이 빗발쳤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는데요.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 대응도 한결 매끄러워진 듯합니다. 일단 신종 코로나 관련 결정 및 발표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총괄하며 혼선이 잦아든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실무까지 챙기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정부 실수가 아무리 사소해도 위기 상황에서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므로 총리가 전면에 설 필요가 있다고 본 겁니다.

돌아봐= 중국 후베이성을 거친 여행객들의 입국 금지 결정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는데요.

사직로 피톤치드(피톤치드)= 초기 여론은 중국발 여행객 전면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입국 제한 결정이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선 늦은 조치라 중국 눈치보기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고요.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는 물론,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다른 나라들의 사례, 국내 방역 여건 등 살펴야 할 사안이 많았던 것 같아요.

콩밭= 그럼에도 정부가 추가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는 여전히 큰데요. 일단 정부는 국민들의 우려를 감안, 입국 금지를 취할 명확한 근거 또는 명분이 있는지 고심 중입니다. 사실 정부로선 무작정 빗장을 걸어 잠갔을 때의 손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단적인 예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들인 공이 한순간에 날아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의도 고영희(고영희)= 자유한국당은 설연휴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중국 여행객 입국 금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급기야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러한 한국당의 급진적인 주장과 발언이 초유의 감염증 확산 상황에서 ‘중국인 혐오 정서’를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죠.
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코로나 바이러스 일지. 신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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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봐= 싱 하이밍 중국대사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었는데 그 배경은 뭔가요.

레고는 설명서대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싱 대사가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했던 말입니다. 사드 사태 당시 중국의 압박과 제재가 노골적이었다면, 지금은 한중 간 우호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쓰는 상황입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방한 계획과 무관치 않습니다.

피톤치드= 아직 신임장 정본 제정 전인 대사가 기자회견을 연 건 이례적이었어요. 싱 대사의 기자회견은 공교롭게도 후베이성 체류자 입국 제한 조치가 시작된 날이었기 때문에 기자회견이 ‘한국 압박용’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어요. 그런데 막상 싱 대사의 기자회견을 보니 한국에 감사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돌아봐= 집단 생활을 하는 군인들도 예외는 아닌 거 같은데 분위기가 어떤가요.

밥 먹었더니 배불러= 군 당국도 신종 코로나 유입 방지에 군기가 바짝 들었죠.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도 본인이 중국이나 홍콩, 마카오 등을 방문했거나, 해당 지역을 방문했던 가족이나 지인 등과 접촉한 사실이 있으면 모두 격리 조치하고 있습니다. 7일까지 간부 400여명, 병사 700여명 등 총 1,100여명이 격리된 상태입니다. 다행히 이날까지 ‘양성’ 반응은 한 명도 없다고 하네요.

돌아봐=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북한도 초긴장 상태죠.

평화의 비둘기= 북한도 신종 코로나 차단에 '국가 존망'이 걸려 있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 전환을 선포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경을 봉쇄하고 중국과의 무역은 물론, 탈북민 송환도 중단했습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도 잠정 중단할 정도입니다. 일부 소식통을 통해 북한에도 확진자가 생겼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는 있습니다.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입장하며 코로나 인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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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가짜뉴스 공방을 벌이는데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

여의도 딸바봉=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관련 ‘가짜뉴스 엄정대응’ 방침을 밝히자 한국당이 발끈했죠. 한국당으로서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모습을 꼬집고 싶었겠지만, “지금 한가하게 가짜뉴스 공방이나 벌일 때냐”라는 따가운 시선도 많습니다.

연두 담쟁이(담쟁이)= 이른바 '마스크 소동'이 있었죠. 3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마스크 대란 공포가 온 국민을 엄습한 가운데 중국에 마스크를 준 것에 국민이 분개하고 있다”고 했죠. 국내에 마스크가 동이 났는데도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를 지원했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부가 지원한 마스크는 중국유학교우총회 등과 정부가 협력해 중국에 전달한 것이었고, 국내 생산 물량이나 재고도 충분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거죠. 비슷한 사례는 반복됐습니다.

돌아봐=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에 들어간 예비후보들의 모습도 예전과 다르다면서요.

떡볶이 만세= 민주당에서는 예비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할 때 유권자들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 다중 집합장소의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악수 자제령'도 내렸죠. 그러다 보니 후보자들도 마스크를 끼고 유세활동을 벌이거나, 악수 대신 손소독제를 짜 주는 등 조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릉막걸리= 겉으론 어려움을 얘기하면서 속으론 웃고 있는 현역 의원들이 많습니다. 어깨띠 두르고 지역구 곳곳을 누비는 예비후보를 볼 때마다 불안감이 적지 않았는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이들의 활동무대가 크게 축소되니 나쁠 게 없다는 거죠. 아예 이 기회를 빌려 지역구 내려가서 맘 편히 쉬며 ‘재충전’하고 오는 의원들도 일부 있다고 하네요.

돌아봐= 각 당마다 4월 총선에 미칠 영향에 셈법이 복잡해지는 거 같은데요.

담쟁이= 초반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여당은 사태가 아직은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판단 하에 한시름 놓은 표정입니다. 게다가 여론조사상 정당 지지율도 하락세에서 반등하는 기미를 보여 안심에 한몫을 더했죠. 물론 언제 사태가 악화해 재난 상황을 만들지 위기감은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영희= 실제 메르스가 급속히 퍼지기 직전인 2015년 5월 40% 내외였던 당시 박근혜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확진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자 6월 셋째 주 29%까지 떨어진 적이 있거든요. 정부와 여당이 내심 총선에 불이 옮아갈까 노심초사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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