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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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결단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황 대표와 이 전 총리 중 누가 승리할까에 모아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현 정권 첫 총리로 취임해 역대 최장수 재임 총리 기록을 세우고 지난 1월 퇴임했다. 그와 동시에 민주당으로 복귀해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현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꼽힌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비리 스캔들로 낙마한 상황에서 이 전 총리는 여권의 핵심 '전략 후보'다. 조국 사태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해왔다. 이는 그의 정치적 인기 외에도 정권 수성에 위기감을 느낀 여권 지지자들이 그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승부수를 던지면서 종로는 여야 유력 차기 대선주자간 정치 생명을 건 싸움터이자, 이번 총선 전체 판세를 가를 선거구로 떠올랐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여러 전략적 검토 끝에 결국 종로 출마를 선택한 것은 이 전 총리를 잡지 않고서는 이번 총선 승리는 물론 차기 대선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현 정권 초대 총리를 거쳐 곧바로 종로 선거에 투입된 이 전 총리를 넘어서지 않고서는 조국 전 장관 비리 의혹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마이웨이'를 이어가는 현 정권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어렵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제1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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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상 현재 판세는 이 전 총리가 우세하다. SBS가 지난 1월 28일에서 30일까지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종로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리는 53.2%로 황 대표(26%)에 더블스코어 차로 앞섰다. 각종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전 총리가 배 이상의 격차로 황 대표에 앞서 있다. 더구나 종로는 19·20대 총선 때 정세균 총리가 연승을 한 곳이다. 결국 이 전 총리를 앞세운 현 여권의 수성전(守城戰)에 황 대표가 남은 두달여간 도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 황 대표가 근 2주 가까이 종로 출마 문제를 놓고 고민해온 것도 이런 선거구도상의 불리함을 극복할 방안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황 대표가 전격적으로 종로 출마를 결단함으로써 이 전 총리와의 싸움에 전기를 마련할 계기를 스스로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는 패배 가능성을 무릅쓰고 도전할 때 지지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황 대표 결단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종로 가상대결 조사에서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크게 밀린 것은 황 대표가 출마 선언 자체를 하지 않은데다, 불출마 가능성이 돌면서 유권자 결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종로는 15~18대 때까지 한국당 진영이 당선됐던 곳"이라며 "두 거물급의 맞대결이 펼쳐지게 된 만큼, 결국 51대49의 싸움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2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종로에 출마한 오세훈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후보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정세균 민주당 후보에 17%포인트차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는 정 후보가 승리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선거가 두달여 남은 상황에서 황 대표가 총력전을 펼 것인 만큼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결국 종로에서 승부를 건 만큼 전체 총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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